[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지난해 12월 국가위원회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자로 추천하는데 제동을 걸었던 외교부가 절차상 문제보다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할 의도로 서훈 취소에 앞장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외교부가 양 할머니의 서훈 문제에 제동을 건 이유가 일본이 불편할까봐 그랬다는 것이 확인됐다" 며 "이는 윤석열 정권의 대일 굴욕외교의 전형을 보여주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지난 10일 외교부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민주당 김홍걸 국회의원의 양 할머니의 서훈 수여 절차 재개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 강제징용 관련해서 정부해법이 지금 이행되고 있는 그런 측면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원이 "그럼 행정 절차적 문제가 아니라 외교상 문제라는 것을 시인하는 거냐"고 재차 질문하자 박 장관은 "상 자체를 보고 판단해야 되겠지만 그러나 어떤 상황이나 시점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저희들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지난해 양 할머니의 국민훈장 서훈에 제동을 걸었던 이유가 일본과의 관계 때문에 ‘불편함을 주는 인물’에게 서훈을 안주겠다고 풀이해도 어색함이 없는 답변이라는게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의 생각이다.
시민모임은 "대한민국이 자국민한테 훈장 주는 것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일본 눈치를 살펴가며 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가?"라며 "윤석열 정부가 양 할머니의 서훈 문제를 강제징용 해법(제3자 변제)이행 상황과 연결해 판단하겠다는 것은 대일 굴욕외교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양 할머니의 인권상 및 서훈 수여 문제는 외교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면서 "외교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 파렴치한 짓이자 주제넘는 짓을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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