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읍 = 곽시형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따른 오염수 유출로 우리나라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비롯한 인근 8개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해오고 있지만, 정작 수산물을 가공한 수산물가공품 수입에 대한 규제는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무방비로 노출된 일본 수산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정읍·고창)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2023년 7월까지 연도별 수산물 가공품 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일본에서 수입된 수산물가공품은 총 5,658건이었으며, 중량은 5,819톤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동일본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이후 오염수로 인한 국민 안전을 위해 2013년 9월부터 일본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인근 8개 현(후쿠시마, 군마, 도치기,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이바라키, 지바)의 모든 수산물을 수입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일본 8개 현의 수산물가공품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제 없이 국내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2018년 이후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현의 수산물가공품 754건이 수입되었으며, 그 규모만 무려 334톤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수입 수산물가공품 중 후쿠시마현의 수산물가공품이 건수 대비 56.5%(426건), 중량 대비 82.6%(276톤)으로 드러나면서 후쿠시마현 수산물은 수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수산물을 가공한 식품이 아무런 규제 없이 무방비로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횟감 또는 초밥용으로 사용되는 ‘이타마에즈쿠리니싱’이라는 식품은 청어와 열빙어알 등이 들어간 냉동식품으로 그 외형이 수산물과 다르지 않지만, 수산물가공품으로 구분되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었다. 즉, 수산물에 약간의 가공을 거쳐 가공품으로 이름을 내건다면 얼마든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온라인을 통해서도 일본 수입금지현의 수산물가공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사이트에 수입금지현의 수산물가공품을 검색하면 관련 식품들이 확인되었으며, 수산물과 다름없는 고등어통조림이나 미역 등이 수산물가공품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해외직구 등의 방법으로 국내에 들어온 경우 방사능 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본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조치에 구멍이 뚫려 있음에도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준병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용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는 철저히 검사하고 유지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진 일본 8개 현의 수산물가공품 수입은 아무 규제 없이 국내로 들어오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일본 8개현의 수산물가공품 수입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약간의 가공만 거치면 얼마든지 국내에 수입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온라인을 통한 해외직구 등으로 수산물가공품을 구매하는 경우 방사능 검사도 거치지 않으며, 수산물가공품의 원산지를 국가 단위로만 표현하고 있어 국민들은 후쿠시마산 수산물가공품을 모르고 섭취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와 방사능오염으로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정감사에서 일본산 수산물가공품 수입 문제를 철처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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