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최근 교권 회복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많은 가운데 전국 최초로 학부모들의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믿어요, 함께해요, 우리학교’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에게 건강한 학교현장을 위한 방안에 대해 물어봤다.
아래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과의 일문일답이다.
-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교권회복과 강화에 대해서 대구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구교육청은 그동안 전국 최초 교원안심번호 서비스를 도입(2018년)하고 교육권보호센터를 건립(2019년)하는 등 다방면으로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지만 법과 제도의 한계가 컸다. 중앙 정부의 법과 제도 개선과 함께 보다 과감한 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모든 선생님과 교직원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교권 회복과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지난 9월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교권 보호 4법의 빠른 현장 안착을 위해 하위 조례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대구시의회 10월 임시회 회기 중에 조례가 개정될 수 있도록 세부 조항 검토 등에 대해 협의 중이다. 또한 대구교육청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대구 학생생활지도 지침’을 마련하여 일선 학교에 보급하고, 이와 연계해 각급 학교 ‘학생 생활규정’ 제ㆍ개정을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둘째, 교권침해 피해교원의 법적대항력을 높이기 위해 대구지방변호사회와 MOU를 체결해 고문변호사 13명을 구성하고 경찰 조사․수사 단계부터 변호사 동행 등으로 법률 지원과 법률 방어비용을 선제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지금까지 민간보험에서 지원하던 교원배상책임보험을 교육청이 운영하는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직접 관리해 교사들이 좀 더 손쉽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배상 보장범위도 확대한다.
그리고 피해교원 지원을 위한 교육활동 보호 긴급 지원팀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대구교육권보호센터 기능을 확대해 교권보호담당, 변호사, 전문상담사, 교육지원청 장학사로 구성된 교육활동 보호 긴급 지원팀을 구성하고 피해교원에 대해 ‘진단-상담-치유-회복-복귀’의 원스톱 사안 처리 및 지원시스템을 지원한다. 대구교육권보호센터 기능이 확대됨에 따라 인력과 조직 등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전용 상담실을 확충해 지난 8월 24일 대구교육권보호센터를 재개관했다
셋째, 피해교원의 빠른 교단복귀를 위해 전문 상담과 치료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 1인당 100만원 내로 지원했던 상담 및 심리 치료 경비를 피해 정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지원해 실효를 높인다. 상담 및 치료를 위해 운영되는 병원을 기존 11개 병원에서 총 15개 병원으로 확대하고(대구 5대 종합병원, 10개 정신의학과 전문병원) 30여 명의 전문상담인력이 피해교원의 심리 치유와 상담을 전담하게 된다. 특히 모든 선생님들이 원하면 심리 검사를 실시하고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과 병원 연계를 강화해 선생님들의 마음건강을 지켜나가겠다.
넷째, 일선 교사들의 민원 대응 부담을 대폭 줄인다. 우선 4개 교육지원청(동부,서부,남부,달성)에 민원대응팀 15개 팀을 조직해 학교 관리자가 대응하지 못하거나 처리 불가능한 민원을 담임장학사 중심의 교육지원청 민원대응팀이 전담하도록 한다. 그리고 수업 및 교육활동 중에는 교원안심번호서비스에 자동안내멘트 설정해 학교 대표전화를 제공함으로써 민원창구를 단일화한다.
아울러 악성 민원 전화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교내 전화 녹음 기능을 제공하고 학부모 등 민원인이 학교로 전화 시 교직원을 대상으로 폭언이나 욕설 등을 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통화연결음을 설정하여 일괄 적용한다. 민원인과 통화 시 모든 교원은 전화기 녹음 버튼이나 업무용 메신저 녹음 메뉴만 클릭하면 손쉽게 통화내용을 녹음할 수 있다.
- 교권만 회복한다고 해서 이미 무너졌다고 평가받고 있는 교실이 회복할 것 같진 않은데 여기에 대해서 교육감님은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 설수 없다. 선생님들이 안전하게 교육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학생들의 학습권도 지켜지고 이는 곧 교실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선 선생님, 학생, 학부모가 상호 존중하며 신뢰할 수 있고 교육 3주체의 권리와 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 문화 조성이 우선이라고 본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교권을 존중받으며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고 학생들은 배움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학부모들은 학교를 믿고, 지원하는 보람을 누릴 수 있는 ‘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야 한다.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교사들의 열망과 학습권이 제대로 지켜지길 바라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바람이 모여 학교 교육이 건강하고 올바른 길을 걸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 또한 현장의 실질적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따뜻한 리더십을 통해 학생에게는 행복과 자신감을, 선생님께는 보람과 긍지를, 학부모님께는 만족과 기쁨을, 대구 시민 전체에게는 신뢰와 믿음을 주는 대구교육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
- 현재 교사들이 자존감도 많이 낮아지고 학생들을 가르침으로 인해 보람을 느끼는 경험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교사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난 5년간 교육감으로서 수많은 학교를 다녔다. 학교 현장에서 들리는 많은 목소리는 사소한 다툼이 만들어내는 갈등을 회복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래서 선생님들과 학부모님, 학생들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었다.
그래서 올해 초, 건강한 학교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우선 학교를 바라보는 학부모님들의 인식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학부모와 시민사회 단체가 함께 ‘믿어요, 함께해요, 우리학교’ 캠페인을 지금까지 추진해 오고 있다. 이제 학부모님들의 인신 변화가 조금씩 학교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고 그간의 선생님들 노력과 헌신이 제대로 평가받고 교권이 존중받을 수 있는 학교 문화가 형성되리라 본다.
대구교육의 힘은 바로 학교 현장을 지키는 우리 선생님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교권 보호 4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동학대법 개정과 같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법은 개정이 미뤄지고 있지만 선생님들께서 정당한 교육활동을 하면서도 불안하고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불합리한 것들이 상당부분 해소 되었다고 본다.
또한 대구의 학부모님들과 시민사회단체들도 학교가 모든 구성들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학교를 믿고, 지지하며 학교교육을 지원하겠다며 선생님들께 힘을 실어 주고 계신다. 선생님들께서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가르친 아이들의 성장을 보며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배려하는 아름다운 교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주시면 고맙겠다.
대구교육청도 항상 선생님들과 힘을 합쳐 교권 회복을 넘어 건강한 학교공동체를 회복하고 공교육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