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경남=감보금 기자] 내년 총선이 반년 정도 남았다. 이 와중에 '부산 총선판'이 예사롭지 않게 흘러가는 조짐이 보인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 그 중 보수세가 센 원도심 중영도구의 당협위원장인 황보승희 의원이 구설에 올라 탈당과 함께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다. 이 여파가 다른 지역구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지역정가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측근 인사들이 영남권으로 대거 포진할 수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면서 '현역 물갈이론'을 부추기는 양상도 띄는데,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올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틈을 타 민심을 파고들려고 한다. 부산 정치권의 움직임을 살펴본다.<편집자주>
부산 지역 여야 총선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현역 의원 위주로 거론된다. 다만 현역 물갈이론이 거센 가운데 내달 후보 검증을 위한 당무감사를 진행하는데 이 결과에 따른 변수도 존재한다.
민주당에선 현역 의원들과 직전 구청장 출신 지역 위원장들이 나선다. 이 가운데 27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가 벼랑 끝에 몰렸다가 기사회생했으나, 여전히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어 이 또한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이다.
이런 격랑 속에서도 끊임없이 내년 총선에 나서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당별 후보들을 살펴봤다.
국민의힘에선 대부분 현역들이 공천 경쟁에 나선다. 몇몇 지역구에선 용산 참모진들의 차출설도 나오고 있다.
해운대갑에선 하태경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선다. 이에 맞서 박지형 변호사가 도전장을 냈다. 박 변호사는 부산 해운대 초·중·고 졸업 후 변호사와 공인중개사, 손해사정사 등 활동을 해 온 '해운대 토박이'이다.
이와 함께 전성하 부산시투자협력관도 다크호스로 떠오를지 주변에서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보선 때 시장 후보로 이름을 알리고 지난 대선과 지선에 이어 당대표 선거에서 지원사격을 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해운대구의회 의장 출신인 정성철 해운대체육회장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꾸준히 거론되는 인물 중 한명이다.
이밖에 수도권뿐 아니라 북강서갑, 수영구 등지에서 거론되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의 출마설도 최근 새어나오고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청년특보·선대본부 청년본부장을 맡으며 '1호 청년참모'로 알리기 시작하며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해운대구을에선 김미애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 지선에서 당선된 같은 지역구 소속 현역 구청장과 시의원들이 당협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 검사 출신 최인호 변호사가 후보군으로 꼽힌다.
기장군에선 정동만 의원이 도시철도 정관선 사업 등 지역 숙원사업 해결에 초점을 맞춰 민심을 자극하며 재선 가도에 불을 지폈다. 이밖에 최근 정치 혁신을 명분으로 내세운 정치 신인들로 구성된 모임인 부산정치혁신모임의 일원인 권우문 전 부경대 겸임교수가 출마 채비에 나섰다. 또 4선 군수 출신이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오규석 전 군수와 대결 구도도 전망된다.
수영구에선 전봉민(부산시당위원장)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2030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문제를 선점, 시당을 이끌며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이밖에 장 청년최고위원을 비롯해 검사 출신에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후배인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등 친윤 인사들도 거론된다.
남구갑에선 박수영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데 총선 전략 수립의 중심에 있는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역임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남구을에선 이언주 원외 당협위원장이 있다. 남구 갑을 합구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당내 경쟁자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분구 상태로 총선이 치러지면 남구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주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도 지역정가에서 간간이 새어나온다.
북강서갑은 사고 당협으로 묶여 있어 1년 넘게 당협위원장 자리가 공석이다. 이렇듯 '당협 정비'가 절실한 상황에서 지역구에 대한 이해도와 스킨십에 능한 인사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손상용 전 의원 등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친윤 인사들 중 한 명이 전략 공천으로 당협을 꿰찰 가능성이 더 높다는 시각도 있다.
북강서을에선 김도읍 의원이 4선에 도전한다. 그는 국회 법사위 위원장을 맡아 다수 야당을 견제하면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사하갑에선 김척수 원외 당협위원장과 함께 친윤 인사로 꼽히는 경윤호 캠코 상임감사가 출마 의지를 드러내며 민심을 다지고 있다. 일각에선 친윤 인사의 전략 공천도 가능하다는 얘기도 종종 나온다.
사하을에선 조경태 의원이 여야를 넘나들며 5선을 지낸 정치 구력을 앞세워 6선 도전에 나선다. 이에 맞서 당내 경쟁자로 정상모 부산시민교육개발원장도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사상구에선 친윤으로 구분되는 대표 인사인 장제원 의원이 있다. 누구 하나 당내 경선에 뛰어 드려는 경쟁 후보군은 보이지 않는다.
중영도구에선 황보승희 의원의 탈당과 함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후보군들이 난립하는 형국이다. 친윤 인사로 꼽히는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그리고 김용원 변호사(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 인사들이 거론된다. 이런 와중에 6선 전력의 김무성 전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서동구에선 현역 안병길 의원이 재선을 위해 민심을 다지고 있다. 이밖에 정오규 생활정치혁신위원장을 비롯해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장과 YS 손자인 김인규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등 인사들이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과거 총선 출마 전력이 가진 곽규택 변호사 역시 꾸준히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도 수명의 인사들이 자천타천 출마 채비에 나서고 있는데, 지역 밑바닥에서 안 의원의 공천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진갑에선 서병수 의원이 6선 도전에 나선다. 그는 친윤계 색채가 덜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완승을 위해선 지역 내 중진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친윤 인사인 박성훈 해수부 차관도 경쟁자로 부상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밖에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원영섭 변호사, 그리고 김유진 대통령실 행정관, 박석동 전 부산시의원 등 인사들이 거론된다.
부산진을에선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4선 도전에 나선다. 과거 초선들의 무덤으로 정평이 나있는 이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3선을 내리 꽂으면서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황규필 중앙당 미디어전략TF 국장도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성권 부산시경제부시장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출마설이 꾸준히 새어나고 있다.
연제구에선 이주환 의원이 수성을 노리고 있다. 그는 탄탄한 지역기반을 등에 업고 있어 당내 견줄만한 후보군은 마땅히 없다. 국회 입법 활동 또한 뒷받침하고 있어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힌다. 다만, 김희정 전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면 치열한 경선을 피할 수 없다.
동래구엔선 김희곤 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앙금이 남아 있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경쟁 구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수석이 총선 출마 명분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금정구에선 백종헌 의원이 수성을 노리고 있다. 백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선의 승리를 위해 견인 역할을 했다. 중앙 행보가 약하다는 일부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지역 기반이 워낙 견고해 이를 상쇄한다. 이에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이사장이 거론되고 있으나, 백 의원과 경선 경쟁에선 뒤처진다는 평이 많다.
민주당의 경우 현역 의원 3명을 필두로 현 지역위원장들이 주로 선수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호(남구을·재선) 의원, 최인호(사하구갑·재선) 의원, 전재수(북강서갑·재선)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은 3선을 노린다.
박 의원은 특유의 스킨십으로 주민들 사이 인지도가 높다. 3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는 지역 내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으나, 문제는 남구 갑을 합구 여부다. 합구가 되면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과 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최 의원은 김태석 전 구청장과 함께 손을 잡고 갑을 지역구 주민들의 민심을 훑고 있다.
전 의원은 과거 2번의 선거 패배를 딛고 연달아 2번의 선거 승리를 거머쥐는 과정에서 지역민들에게 신뢰가 두터워졌다. 최근 출판기념회를 열며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국민의힘의 당협위원장도 1년 넘게 공석으로 있어 총선 경쟁에서 유리한 국면에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이와 함께 대부분 직전 구청장 출신으로 구성된 현 지역위원장들이 주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홍순헌(해운대갑), 윤준호(해운대을) 이강영(남구을), 변성완(북강서을), 강윤경(수영), 서은숙(부산진), 이현(부산진을), 김태석(사하을), 김우룡(동래), 김경지(금정), 이성문(연제), 김경지(강서), 박미영(중영도), 최형욱(서동), 최택용(기장군) 등이다.
이 중 홍순헌, 변성완, 최형욱, 이성문 등 지역위원장들은 정치적 색채가 옅어 '중도 확장성'이 있는 인사들로 구분된다.
서은숙 위원장은 원외 인사로서 최고위원에 역임하며 존재감을 내고 있으며, 최택용·강윤경 등 지역위원장들은 지역민들과 접촉을 늘여가며 표밭을 다져가고 있다.
이밖에 김승주 전 진구약사회장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산진갑을 지역구에서 꾸준히 거론된다. 이상호 전 청와대 행정관은 부산진을 지역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비오 중영도구 전 지역위원장은 이미 사무실을 차려놓고 지역 민심을 다지고 있다. 정도영 전 국회 입법조사관도 최근 출판기념회를 열고 서동구를 겨냥했다. 이명원 전 구의장도 해운대구을 지역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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