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천안·아산=김경동 기자] 22대 총선이 7개월여 남은 가운데 충남의 수부도시인 천안과 아산의 지역 정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30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천안의 경우 선거구 조정 이슈가 가장 크며 정당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난립, 국민의힘은 용산 대통령실 등 고위 공직자들의 선전 여부가 관심사다.
아산은 이명수 의원의 출마 여부와 강훈식 의원 대항마 찾기가 관전 포인트다.
◇ 천안 선거구 획정 또다시 게리맨더링 논란 일까?
천안을 지역 인구수는 2023년 1월 말 기준 28만 9393명으로 국회의원 선거구 상한 기준선인 27만 1042명을 초과해 22대 총선에서 조정이 불가피하다.
선거법상 법정 선거구획정 기한은 선거일 1년 전으로 이미 지난 4월 완료했어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선거구 획정이 늦어질수록 게리맨더링 논란도 함께 일었다는 것이다. 역대 총선의 선거구획정 시기를 살펴보면 18대 총선 47일 전, 19대 총선 44일 전, 20대 42일 전, 21대 39일 전으로 출마자는 물론 유권자들의 혼란을 야기했다.
천안에서는 19대 총선 당시 ‘을’ 선거구였던 서북구의 쌍용 1·2·3동 중 쌍용 2동만 동남구인 ‘갑’ 선거구로 획정돼 게리맨더링 논란이 있었다. 의석수가 1석 증가한 20대 총선에서는 서북구 성정 1·2동을 동남구인 갑으로 이동하고 동남구의 신방동과 청룡동을 병 선거구로 획정해 특정 정당에 유리한 선거구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22대 총선에서는 정파적 이해관계 없이 행정구와 선거구의 일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구수가 적은 동남구를 단일 선거구로 하고 서북구를 2개의 선거구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게리맨더링 논란의 근본 원인이 행정구와 선거구의 불일치로 이에 대한 해소를 위해서라도 천안시의 행정구를 3개로 만드는 분구를 염두에 두고 모든 선거구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행정구의 분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현재 선거구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최소한의 지역 이동으로 유권자와 출마자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 천안 후보 난립 민주당, 용산 출신 전면 배치 국민의힘
22대 총선을 두고 정당별 셈법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민주당은 전체 3석 중 2석을 차지하고 있어 현역 의원들의 출마가 당연시 되고 있다. 특히 2명의 의원 모두 초선으로 재선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김연 더불어민주당 전 정책위부의장, 김영수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 오인철 충남도의원, 장기수 전 천안시 부의장, 양승조 전 충남지사, 이규희 천안을당협위원장 등이 등판을 예고하고 있어 당내 경선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과열 경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정한 경선은 물론 경선 이후 당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느냐가 본선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은 지역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의 참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천안갑 지역의 경우 신범철 국방부 차관의 출마가 사실상 유력하다. 지역에서는 신 차관이 최대한 빨리 내려와 조직을 재정비하고 총선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신범철 차관과 문진석 의원의 표 차이는 1328표에 불과했다. 신 차관은 국정감사 이후 지역에 내려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진영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행정관의 출마도 유력하다. 2009년 이완구 충남지사의 비서실장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2013년부터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지난 총선에서 천안을 당협위원장으로 출마를 준비했지만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천안시 정책관으로 활동하며 천안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당과의 가교 역할을 하다 올해 초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천안병으로 출마할 경우 이창수 지역위원장과 경선이 불가피하다.
◇ 아산 이명수 vs 복기왕 리턴매치 성사? 강훈식 대항마는?
아산지역의 경우 ‘아산갑’의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과 복기왕 민주당충남도당 위원장의 리턴매치 성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민주당은 복 위원장의 출마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명수 의원의 출마 여부가 관건이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내각 진출설과 함께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김영석 이순신리더십연구회 충남아카데미 원장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일찌감치 지역에 내려와 사무실을 개소한 가운데 오는 12월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정치 일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산을’은 강훈식 의원의 대항마 찾기가 관건이다. 민주당 내부는 물론 국민의힘 역시 박경귀 시장의 당선 이후 마땅한 경쟁자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전만권 전 천안시 부시장이 아산을지역위원장으로 취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박경귀 시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아산시장 선거로 운전대를 돌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천안과 아산은 충남 최대의 도시로 충청권 전체 선거판은 물론 전국적인 민심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선거구로 국회의원 5석 이상의 의미"라며 "현역 의원에 대항하는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thefactcc@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