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읍 = 곽시형 기자] 최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로 인하여 농수산물 먹거리에 대한 안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3년간 농수산물 생산단계에서 실시한 안전성 조사 결과 중금속과 항생제·금지약품 등의 기준치 이상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이 2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수산물 중 폐기처분된 건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나머지는 용도를 전환하거나 출하 연기 이후 재검사를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수산물에 대한 폐기처분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정읍시·고창군)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농수산물 안전성조사 부적합 및 조치내역'에 따르면, 농수산물의 생산단계에서 중금속·항생제 등 유해물질에 오염되거나 생산단계 안전기준을 위반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수산물은 1970건으로 집계됐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산물은 △2020년 621건 △2021년 461건 △2022년 712건 등 총 1784건으로 전체 부적합 판정 농수산물의 90.6%를 차지했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수산물은 △2020년 61건 △2021년 54건 △2022년 71건 등 총 186건(9.4%)로 나타났다.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은 농수산물 안전성 조사를 한 결과, 생산단계 안전기준을 위반했거나 유해물질에 오염되어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해당 농수산물의 폐기처분, 용도 전환, 출하 연기 등의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용도 전환 및 출하 연기 등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농수산물의 폐기처분 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수산물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 3년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전체 농수산물 중 44%에 이르는 866건은 출하 연기 조치를 받은 후 재검사를 통해 다시 시중으로 유통됐고, 22건(1.1%)은 수출용 또는 사료용으로 용도를 전환해 처리했다.
반면, 폐기처분을 받은 농수산물은 절반도 되지 않는 954건(48.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수산물 안전성 조사 결과 중금속과 항생제, 금지약품 등이 기준치를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아도 폐기처분의 비율은 낮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수산물에 대한 폐기를 원칙으로 하되, 농어업인의 경제적 피해 및 손실 등을 고려해 출하 연기 또는 용도 전환 조치를 제한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윤준병 의원은 "지난 8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시작하면서 국민들의 먹거리 안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며 "이와 관련해 생산단계에 있는 농수산물의 안전성 조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수산물이 2000건 가까이 집계되고 있는데도, 정작 폐기 처분되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특히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수산물에 대해 출하 연기 또는 용도 전환 조치를 우선하고,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에 한해 폐기처분을 하도록 되어 있는 현행 체계로 인해 중금속과 항생제·금지약품 등에 따른 부적합 농수산물이 국민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수산물에 대한 폐기처분 원칙을 바로 세워 국민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가 공급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coop@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