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대전=최영규 기자] 학생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만든 학교 내 연못이 개구리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연못을 주차장으로 바뀌는 일이 대전에서 벌어졌다.
민원 해결과 아이들의 정서 함양 중 어느 것을 우선 순위에 둬야 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서구 도안초등학교는 학생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390㎡ 규모로 연못과 주변 조경을 꾸몄다.
그런데 학교는 최근 5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연못을 철거하고 이곳에 15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었다.
학교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이 연못에서 나는 개구리 울음 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에 학교 운영위원회의가 철거를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학교 주변 아파트에 입주자가 늘면서 개교 당시 24학급에서 48학급으로 학생과 교직원 수가 크게 늘어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연못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갖던 주민과 학생들은 연못 철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시민은 "학생들이나 주민들이 연못 정자에서 쉬거나 산책을 하며 도심 속 한가로움을 즐겼는데 개구리 소리 때문에 연못을 메웠다는 것이 아쉬웠다"며 그 자리를 학생 정서에 도움이 되는 정원을 가꾸든지 해야지 주차장으로 바꾼 것은 교육적인 면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학교는 주차장을 조성하면서 연못의 정서적 효과를 대체할만한 방안을 강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도안초등학교에 배정된 시설 예산은 주차장 조성과 방송실 수선 뿐이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주차장 문제로 교사와 학부모들이 힘들어했던 점만 생각했는데 앞으로 학생들 정서 함양을 위해 생태 활동을 하거나 쉴 수 있는 실내공간을 만들고자 교육청과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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