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지방의원이 지갑과 휴대전화 등이 든 손가방을 분실한 70대 할머니에게 베푼 조용한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도 동해시에 거주하는 A씨는 22일 <더팩트>에 "최근 흉흉한 뉴스들로 각박해진 세상이지만 그 속에는 아직 따뜻함이 남아 있다"며 최근 잃어버렸던 어머니의 손가방을 다시 찾게 된 사연을 전해왔다.
A씨는 "지난 6월 중순 어머니 칠순을 기념해 가족들과 베트남 여행을 다녀와 집으로 향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알고 보니 어머니의 여권과 휴대전화, 지갑이 든 손가방을 습득했다는 전화였다"고 말했다.
당시 이 남성은 공항 외부 주차장에서 해당 손가방을 습득했으며, A씨 모친에게 돌려주기 위해 20여분을 걸어 공항 유실물센터를 방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공항 측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해당 손가방을 유실물로 보관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이에 A씨와 습득자 모두 난처한 상황이 됐다.
A씨는 "어머니의 손가방을 보관해 줄 수 있는 장소가 없어 공항으로 되돌아갈 때까지 습득자분에게 기다려달라고 할 수도 없고, 집으로 가기도 뭐한 난처한 상황에 놓였는데, 이 남성분이 따뜻한 목소리로 '주소를 알려주시면 택배로 보내줄 테니 안심하고 귀가하시라'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렇게 A씨 가족의 애간장을 태운 손가방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우체국 익일특급 택배를 통해 이튿날 오전 일찍 도착했다.
A씨는 "집 주소를 보내드릴 때 착불(후불제 운임지급 방식)로 발송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선불 택배로 보내셨더라"며 "잃어버린 어머니의 손가방 때문에 습득자분이 유실물센터와 처리 방법을 알아보는 데 1시간 이상 소요했을 것이고, 택배를 부쳐주는 수고까지 생각하니 너무나 죄송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 인사와 함께 택배비와 사례금을 전달해 드리고 싶어서 말씀드렸는데 한사코 거절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 남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연락처 외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중 카카오톡을 통해 이 남성의 프로필을 보게 됐다고 한다.
어머니의 손가방을 돌려준 사람의 정체는 다름 아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명연 전북도의원(전주시 제10선거구)이었던 것이다.
이명연 전북도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하자 손사래를 쳤다.
이명연 의원은 "누구나 그 상황에서는 그리했을 것이기 때문에 크게 칭찬받을 일도, 보도될 일도 아니다"라며 "다만 뒤에 오는 사람에게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수화기를 공중전화 위에 올려놓고 갔던 과거 좋은 시절처럼 나의 선행이 이어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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