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성 대구 중구의장 ‘유령업체 폭리’ 개입했나...김 의장 “명함 받은게 전부”


익명 제보자 "배태숙 부의장 '유령업체'는 김오성 의장 소개 업체"
김오성 "명함 받은거 직원들에게 알아보라고 던져줬다"

대구 중구의회 김오성 의장이 배태숙 부의장의 유령업체를 통한 불법수의계약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좌측부터 김오성 의장과 배태숙 부의장 / 대구중구의회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경실련)이 10일 대구 중구의회 배태숙 부의장(국민의힘)과 김오성 의장(국민의힘)을 경찰에 고발한 가운데 김오성 의장이 배 부의장의 유령업체와 중구의회의 수의계약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감사원 감사결과 배태숙 중구의회 부의장은 공간파트너스의 대표로 수년간 대구 중구청과 거래를 해오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중구의회에 입성했다.

이후 배 부의장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회피를 위해 일용직 건설노동자를 대표로 한 유령업체 ‘채움’을 세워 중구청, 중구의회와 다수의 수의계약을 통해 폭리를 취해오다 감사원 감사에 작발되어 지난달 19일 감사원으로부터 징계 통보를 받았다.

익명의 제보자 A씨는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난 유령업체 ‘채움’과 중구의회의 수의계약에 김오성 중구의회 의장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제보한 녹취록에도 김오성 의장이 유령업체 ‘채움’을 중구의회에 소개해 머그컵을 판매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녹취록 대로라면 김오성 의장이 배 의원의 폭리를 도운 것이 된다. 중구의회가 기념품으로 구입한 머그컵은 배 의원이 원래 운영하던 ‘공간파트너스’에서 머그컵 400개를 부가세 포함 93만5000원에 구입해 유령업체 ‘채움’을 대리로 세워 중구의회에 292만원을 받고 판매했다.

녹취록에는 중구의원들이 김 의장에게 머그컵을 판매한 "(‘채움’이) 의장님 아는 업체였어요? 부의장님 말고 의장님 아는 업체..?"라고 묻자 김 의장이 "네. 도안만 이제 좀 도안을 잘 하시니까 도안 좀 내 부탁을 했지. 이거를 부의장님한테"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업체는 의장님이 아시는 업체인데 어떻게 아시는(업체인지?)"라고 다시 묻자 김 의장은 "내가 항상(?) 뭐 이런거 하다 보면은 다 여기저기 잘 알잖아. 조금씩... 깊이는 몰라요. 이제 이렇게 우리가 명함 주고받다 보면은 이런거 하는 업체구나"라고 답변했다.

그동안 배태숙 중구의원은 채움의 거래는 자신이 잘 모른다고 주장해왔는데 녹취록에 따르면 채움과 중구의회의 거래를 배 의원이 인지하고 있었을 확률이 높고 김 의장 또한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방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시민단체들이 김오성 의장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김 의장이 중구의회가 유령회사로부터 구입한 머그컵이 배태숙 의원 회사가 납품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법 계약을 막지 않았고 방조했다"고 지적한 것을 뒷받침한다.

이에 대해 김오성 중구의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중구의회와 머그컵을 거래하면서 수의계약한 유령업체 ‘채움’이 배태숙 의원이 세운 업체라는 것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몰랐다. 그걸 알았으면 했겠냐"고 답했다.

이어 의원들이 그 업체를 아냐고 물었을 때 안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자 "그 업체를 안다고 하지는 않았다. 명함은 받은 거는 있는데 명함을 받아가지고 직원들에게 알아봐라며 던져준 것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배 의원의 징계수위인 ‘30일 출석정지’에 대해서는 "윤리심사자문위를 두는 이유가 뭐냐며 윤리심사자문위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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