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무정관광복합단지 ‘깜깜이 개발’에 주민들 삶의 터전 잃을 ‘위기’


군‧개발업체 토지 매매 수시로 종용…주민들 “군이 개발업체 이익만 대변” 분통

담양군이 무정면에 복합관광단지를 세운다는 계획이 정작 주민들은 배제된 채 진행되다가 땅을 내놓으라는 개발압박 삶의 터전을 잃게 될 위기에 직면했다. 무정면 주민들이 건 현수막 / 담양 = 나윤상 기자

[더팩트 l 담양=나윤상 기자] 전남 담양군 무정면 복합관광단지 계획이 처음 목표와 무관하게 담양군과 MOU를 맺은 삼일건설의 이익만을 우선에 두고 추진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마을 주민들이 삶의 터전마저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2021년 담양군은 최형식 군수 재임 당시 일자리 창출과 숙박시설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삼일건설과 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했다.

문제는 이 계획에 주민들은 철저히 배제된 채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공청회와 개발제한구역 지정 등의 상황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개발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개발업체로부터 수시로 땅을 팔라는 압박과 "업체에 협조하라"는 담양군의 공문을 받고 있는 난처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

1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은퇴 후 무정면에서 살고 싶어 25년 전 집을 매입하여 살고 있는 정 모씨(74)는 "번잡한 도시생활을 떠나서 조용하게 살고 싶어 무정면에 집을 매입했다" 고 밝히며 "부동산 업체가 최근 전화와 문자로 귀찮게 구는 바람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곤혹한 마음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부동산 업체는 정씨의 집, 땅 평당 가격과 정원에 심어진 나무가격 등을 산정해 1억 4380만 원이 책정된 자료표를 문자로 보내왔다.

정씨는 부동산 업체에 집을 팔기 싫다고 말했지만 돌아온 말은 "어차피 팔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는 협박성 대답만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인 윤 모씨(65)는 "살고 있는 마을이 27홀 골프장의 중심에 있다" 라며 분통해했다.

도면을 보면 무정면 마을을 가운데 두고 27홀 골프장이 에워싸는 형태로 되어 있어 개발업체의 ‘땅을 안 팔고는 못 살 것이다’ 라는 협박을 빈말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형국이다.

개발업체는 주민들에게 수시로 전화와 문자로 집과 땅을 팔라고 독촉하고 있다. 사진은 주민에게 개발업체가 보내온 문자 / 담양 = 나윤상 기자

윤씨는 이 마을 토박이로 집 뒤편에는 육대조까지 모셔져 있는 선산도 있어 매매는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개발업체의 집요한 전화에 더해 담양군까지 나서서 개발업자를 대행하는 듯 한 공문을 무정면 주민들에게 보내 더욱 화를 치밀게 하고 있다.

담양군은 무정면 주민들에게 땅 매입이 65%에 도달했으니 군의 발전을 위해 토지 소유자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이 공문을 주민 모두가 다 받은 것은 아니다. 주민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땅을 소유하고 있지만 실제로 무정면에서 살지 않고 있는 외지인들에게 보낸 공문이었다.

무정 관광복합단지 조감도 / 주민

윤씨가 공문의 내용을 안 것은 은퇴 후 무정면에 살려고 땅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부터였다.

윤씨는 "그 분이 자기 땅에 주말농장을 짓고 찾아오는데 그 때 공문 내용을 알게 됐다" 고 말하며 "삼일건설에서 압박하기 위해 주위 땅 70%를 이미 매입했으니 안 되면 공탁을 하겠다는 통보도 문제지만 담양군까지 나서서 공문으로 65% 땅이 매입이 끝났으니 군을 위해 사유재산을 팔아라 하니 울화통이 치민다" 고 말했다.

주민들은 담양군이 개발업체 삼일건설의 대행사 역할을 해주는 듯한 모습에 최형식 전 담양군수에 대한 흉흉한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무정면에 사는 한 주민은 "마을 사람들이 최 전 군수가 국회의원 한 자리 해먹으려고 이런 황당한 개발사업을 진행했다는 뒷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며 험악한 분위기를 전했다.

담양군 무정면 마을 / 담양 = 나윤상 기자

또한, 현재 무정면에 땅 팔기를 독촉하는 인물도 무정면 부면장을 지냈던 인물이어서 개발업체와 일부 전현직 공직자들이 결탁을 했다는 의혹이 더 깊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전 부면장이라는 사람이 주도적으로 주민들에게 ‘땅을 팔아라’라고 강요 하는 것도 복장이 터질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1년에 담양군과 삼일건설이 MOU협약을 맺고 추진한 무정면 복합관광단지 사업은 시작부터 은밀하게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완전히 배제된 채 추진되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개발진행 상황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지만 담양군에서는 최소한의 형식은 갖췄다는 입장이다.

2021년 공청회도 그 일환의 하나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청회에 대해 "일방적 통보였을 뿐,무엇 하나 제대로 된 설명 자체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또한, 복합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무정면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이 되었을 때조차 군은 주민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윤씨는 이에 대해 "이장이 무정면사무소에 나갔다가 A4지에 적힌 공고를 보고 필사해서 왔을 정도" 라고 말했다.

담양군이 장밋빛 미래를 내세운 무정복합관광단지 사업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주민들에게는 철저하게 은폐한 채 진행을 함으로써 군이 개발업자와 결탁을 했다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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