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무안=홍정열 기자] 전남도와 무안군이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김경현 무안군의회 의장이 군공항 이전 반대 투쟁에 나서는 등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경현 의장은 7일 목포대학교와 청계파출소 앞에서 갖은 ‘광주 군공항 이전 반대’ 거리 캠페인에 합류하면서 불볕더위에도 군공항 무안 이전 반대를 사수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김 의장은 지난 3월에도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의 군공항 무안 이전에 대한 공개적 지지 발언 철회를 촉구하는 등 범군민대책위와 함께 군의원들 삭발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광주 군공항 이전을 놓고 무안군과 전남도의 갈등은 마주 보고 달리는 폭주 기관차로 변모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한쪽이 패해야만 상대가 살아남는 이른바 제로섬 게임과도 같은 형국이 만들어지는 분위기다.
당초 갈등의 불을 지핀 당사자는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었다. 강 시장은 지난 3월 초 국회에서 열린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전략회의’에서 갑자기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광주 군공항을 무안공항에 통합시켜 그곳에 한국공항공사를 유치토록 하자. 무안이 최적지다"며 곁가지로 함평과 영광을 들먹이며 이중적 속내를 내비쳤다.
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에 김영록 지사가 즉각 화답했다. 김 지사는 강 시장의 발언이 해당 지역민에게는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주장이란걸 외면한 채 강 시장 발언을 옹호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강 시장 발언 이전까지만 해도 군공항 이전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했기에 김 지사의 돌변적 가세는 무안군민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후유증의 거센 반발은 군공항 무안 이전 결사반대의 투쟁에 가속도를 붙였다.
사실 군공항 이전 문제는 광주시민의 요구 사항도 아닌 민원 사항에 불과했다. 민원이었던 사안을 김 지사의 가세로 전남도가 광주시 뜻을 대변하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선 대권을 향한 김 지사의 당내 기반 확장의 밑거름용 포석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당내 기반 확장에 지렛대 역할을 할 사람은 누구일까. 그 적임자는 바로 강기정 시장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김 지사의 대권 가도에 전남 동부권을 기반 확장의 한 축으로 아우르고, 강기정 시장을 통해 문심(문재인 전 대통령)을 얻겠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TV광고 영상을 통해 군공항 무안 이전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군민 간 찬반 갈등을 부추켜 결국 투표로 최종 확정을 결정짓겠다는 대권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란 게 지역 정가의 해석이다.
한편 무안군 범군민대책위원회는 7일 목포MBC 정문 앞에서 김영록 지사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이유는 전남도가 주관한 목포MBC 특집 대담 ‘군공항 이전 및 무안공항 활성화 관련 토론’은 군민을 무시하는 토론이란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같은 날 목포대학교와 청계파출소 거리 캠페인에는 무안군농민회, 무안군여성농민회, 청계면이장협의회, 청계면지역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참여했다. 이들 또한 군공항 무안 이전 결사반대를 외치며 여론확산에 목청을 높였다.
김경현 무안군의회 의장은 "앞으로도 이전 반대를 위한 모든 활동에 군민과 함께 하겠다"며 무안군민의 변함없는 관심과 따뜻한 격려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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