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시흥 = 박진영 기자] 경기도 시흥에는 월곶포구가 있다. 짠내 가득한 바다의 정취, 정박한 어선에 녹아 있는 어민의 삶, 생명력과 만조가 주는 속살 드러낸 갯벌, 이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져 충만한 그곳 바로 월곶포구다.
월곶의 곶은 '바다를 향해 뾰족하게 내민 땅'이라는 뜻이다.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보면 마치 반달처럼 보인다. 시흥시는 1992년부터 약 4년간 56만㎡가량의 갯벌을 매립해 횟집거리 등을 조성했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는 벤치와 조명이 설치돼 정취를 더한다.
월곶포구에 가면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는 것 같다. 근처의 오이도, 소래포구와 비교하면 규모도 작고, 관광객도 적지만 바다 정취를 물씬 느끼기에 충분하다.
포구 주변에 정박해 놓은 낚싯배나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유영하는 갈매기의 소리는 도시의 분주함을 떨쳐내기에 아주 적당한 고요를 선사한다. 하루 중 언제 가도 좋은 풍경이지만, 월곶포구의 진가는 해질녘에 드러난다.
한낮의 열기를 가득 품은 태양이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물들이며 사라지는 모습은 자연이 그리는 작품처럼 느껴진다. 이때는 육지도, 바다도, 사람도 모두 태양의 그림자로 붉게 변한다.
야경도 빼놓을 수 없다. 시흥시는 지난해 월곶역에서 월곶포구로 이어지는 구간에 다양한 조명을 설치했다. 월곶의 특성을 살린 은하수 연출과 사계풍경 조명으로 꽃길과 물길, 낙엽길, 눈길 등 다양한 조명아트가 펼쳐진다.
특히 10월에 열리는 월곶포구축제는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올해는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한 2023년 경기관광축제 우수지역축제로 선정돼 도비 1억원을 확보했고 핵심 프로그램과 콘텐츠 지원도 받아 더욱 풍성한 즐거움이 기대된다. 축제기간은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다.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맨손 활어잡이다. 살아있는 활어와 새우를 직접 잡아보고 잡은 식재료는 즉석에서 요리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종류도 방어, 놀래미, 전어, 아나고, 왕새우 등 다양해서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바다생선을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월곶포구에 가면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갈 수도 있다. 실제 사용하는 고기잡이배를 타고 월곶에서 오이도 앞바다까지 오가며 약 25분 동안 월곶포구의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유명 가수들과 함께하는 달빛콘서트, 축제의 개막식과 폐막식을 수놓을 대형 불꽃축제, 제철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수산물 깜짝 경매, 어민이 직접 잡은 싱싱한 생새우로 새우젓을 담가 가져가는 새우젓 담그기 체험 등 다양하고 톡톡 튀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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