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EZ 국제학교 유치 보도는 '거짓'?…경제청 본부장 "협약 당사자 밝힐 수 없다"


인천경실련 "검증 없는 유치는 성과주의…경제자유구역 취지에 맞는 행정 펼쳐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 6월 홍콩에서 IFEZ 내 국제학교 설립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AISL과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중백 IFEZ정책특보, 로자나 웡 AISL 회장,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에릭 르엉 해로우 스쿨 대표(AISL CEO), 김종환 IFEZ투자유치본부장, AISL 대주주 대니얼 추 설립자. 사진/인천경제청

[더팩트ㅣ인천= 김재경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이 지난 6월 발표한 국제학교 유치 관련, 양해각서(MOU)를 홍콩 협약 당사자가 아닌 다른 협약자와 체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의 한 언론은 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IFEZ(송도국제도시) 내 국제학교 설립 유치와 관련한 언론 보도자료에 학교 설립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홍콩 협약 당사자가 아닌 다른 협약자와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6월 홍콩에서 영국 450년 전통 명문학교인 ‘해로우 스쿨(Harrow School)’의 아시아 학교 설립 인허가 법인 AISL(Asia International School Limited)의 에릭 르엉(Eric Leung) 대표와 해로우 스쿨의 IFEZ 내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이 발표한 내용은 사실과 달랐다.

이 언론은 "인천경제청은 홍콩 AISL이라는 법인과 MOU를 체결했다고 홍보했으나 사실과 다른 제3 홍콩업체 IETSL(Innovative Education Technology Services Limited)과 MOU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해로우 스쿨의 상표권을 확보하고 있는 AISL과 MOU를 체결하지 않았으면서도 보도자료에는 AISL과 협약했다고 거짓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더팩트>가 이날 확인한 결과 AISL이 아닌 IETSL과 MOU를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청 실무 팀장은 "IETSL은 AISL의 자회사다"라며 "어디와 MOU를 체결했는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의 "IETSL은 AISL의 자회사다"란 발언은 자격 없는 IETSL과 M0U를 체결했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보인다.

이같은 표현은 AISL 유치를 주도한 인천경제청 A본부장의 발언에서도 나온다.

A본부장은 <더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해로우 스쿨 유치 과정에 있다"는 원론적 얘기만 반복했다.

그는 인천경제청과 MOU체결한 당사자(법인)가 어디냐는 계속된 질문에 명확한 답변 없이 이같은 말만 되풀이 했다.

A본부장은 "당사자(법인)은 밝힐 수 없다. 보호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며 "더 이상 밝힐 의무나 필요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왜 MOU체결 당사자(법인)를 밝히지 못하는 걸까?

보안 사안도 아니고 지난 6월 보도자료에 AISL과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AISL과 MOU를 체결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한 이유는 무엇인지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우리나라 현행 외국교육기관법(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4조(설립자격)에는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자는 외국학교법인에 한정한다’로 명시돼 있다.

제2조(정의) ‘외국학교법인’이라 함은 외국에서 외국법령에 따라 유아·초등·중등·고등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법인을 말한다.

이 법대로라면 인천경제청이 체결한 법인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들어올 수 없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자격 논란이 있는 영리법인 유치는 성과주의 접근이라며 경제자유구역 취지에 맞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자격시비 논란이 있는 것(영리법인)을 제대로 검증도 거치지 않고 유치하는 것은 너무 성과주의로 접근하는것이 아닌지 걱정된다"며 "철저한 검증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본래 취지에 맞게끔 자기 본분을 지켜며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infac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