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대구시 중구청과 수의계약 비리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구의회 배태숙 의원(국민의힘)이 중구청 소속 간부와 수차례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배태숙 의원은 감사원의 공익감사 결과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하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배태숙 의원은 과거 '공간파트너스'를 운영하던 때부터 중구청 간부 A씨가 부서를 이동할 때마다 해당 부서와 다수의 수의계약을 맺어왔다.
제보에 따르면 배 의원은 A씨와 함께 여러 차례 술자리를 가졌던 사이로, 해당 술자리에는 중구청의 다른 간부와 지역 경찰서 담당 정보관도 자리했다.
중구의회는 지난달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한 배태숙 부의장의 징계수위 결정을 유보한 상황이다.
7월 27일 중구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서 배 의원에 대해 '30일 출석정지' 의견을 낸 것은 감사원 감사보고서에서 배 의원과 중구청의 계약 연결고리를 밝히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배 의원이 공간파트너스를 운영하던 당시 중구청과의 계약은 대부분 1인 견적 수의계약이었고, 중구청은 배 의원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부터는 설립한지 한 달밖에 안 된 유령업체 '채움'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채움 역시 배 의원이 운영하는 업체로 의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공간파트너스 및 채움과 수의계약을 한 중구청 담당 부서의 부서장인 A씨는 배 의원과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가 부서를 이동할 때마다 해당 부서에서 배 의원 운영 업체 측에 수의계약을 몰아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구청으로부터 받은 공간파트너스와 중구청간 수의계약 내역서를 살펴보면 A씨가 책임자로 있던 부서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총 14건, 4164만 2190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배 의원이 지방선거에 당선된 이후에는 채움과 2022년 7월부터 12월까지 총 8건, 311만원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A씨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일년에 한번 정도 술자리를 한 것 가지고 친분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계산은 내가 할 때도 있고 다른 사람이 할 때도 있었다"며 "부서를 옮길 때 마다 공간파트너스와 수의계약을 한 것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말했다.
배태숙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유착 비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런거 없다"라고 말했고, 중구청 간부와 술자리를 가진 적 있지 않냐는 질문에도 "그런거 없다"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대구경실련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배태숙 의원은 최근 3년 정도 공간파트너스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 관련 계약 건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런데 배 의원이 중구의회에 제출한 겸직신고 내역에는 배 의원이 2022년 5000만원의 급여를 받는 공간파트너스의 대표를 겸직한 것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간파트너스가 중구청과 계약한 '중구 청라국민체육센터 외부 사인물 등 제작 설치사업'은 계약금액이 4200만원이 넘는데도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것은 배 의원이 대표로 있는 여성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이 근무를 하지 않았는데도 50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여성기업이 아닌공간파트너스가 여성기업 특례를 적용받아 중구청과 수의계약을 했다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구경실련은 "배태숙 의원의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안에 대해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이 사안이 지방의원의 이해충돌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과 집행부간의 유착비리 더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와 기득권 카르텔의 유착에 따른 계약 비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