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충남=이병렬 기자] 충남 서천군의회가 업무보고 자리에서 집행부에 과도한 자료와 출석을 요구해 논란이다.
군의회는 제312회 임시회를 열고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간 집행부의 올해 상반기 주요 업무 추진 실적을 보고받고, 당면 현안 사항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청취했다.
하지만 의원들이 업무보고 자리에서 집행부에 115건에 달하는 자료를 요구한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군민 세금으로 나가는 예산을 꼼꼼히 살피고, 견제하는 것이 군의원의 의무이고 권한이지만 공무원들이 자료 준비에 매달려야 해 행정력 낭비이자 공무원 길들이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의회는 장마 기간 집중호우로 인해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번 임시회를 열어 공무원들이 호우 피해 집계 및 행정 결재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군수 및 부군수, 국·과장 등을 3일 간 모두 참석토록 하고, 업무보고가 끝난 부서장도 이 기간에 의회 출석을 요구해 행정업무를 마비시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상생할 수 있는 부분도 못하고, 의원들이 의무와 권리를 내세워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있다. 집중호우로 비상근무를 했는데, 요구한 자료를 준비하려면 몇일을 또 야근을 해야 한다"면서 "과장 등이 자리를 비워 결재도 밀려있다"고 토로했다.
한 군민은 "의원들이 군민들이 낸 세금이 제대로 쓰여지는지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의원이 본분이지만 3일 간 군수와 과장 등이 자리를 비우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경제 의장은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는 임시회가 끝난 후 의원들에게 설명하면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안전건설국장은 27일에만 출석토록했고, 급한 일이 있는 국·과장은 사전에 미리 얘기하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공무원 길들이기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군의회는 이지혜 의원이 지난해 11월 비회기 기간에 20박스 분량의 자료를 집행부에 요구하고, 4월에는 의회 사무과 직원 갑질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thefactcc@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