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산시, 의료관광 산업에 '재시동' 박차를 가하다 <중>


최일선 현직자가 본 부산시 의료관광 현장
해양 환경에 맞춘 부산만의 서비스 다양

부산 의료관광 크루즈라운지를 이용하고 있는 외국 환자./부산시

[더팩트ㅣ부산=강보금 기자]'K-팝', 'K-푸드', 'K-뷰티'를 넘어 'K-의료'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의료관광은 지역의 미래 먹거리이자 고부가가치의 주요 산업이다. 2019년 방한 외국인 환자는 49만여명으로 의료관광 지출액은 3조 331억원으로 추정된다. 또한 취업유발인원은 4만 4364명으로 자동차·핸드폰 산업의 2배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잠시 움츠렸던 '의료관광 산업'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주도하는 부산시의 움직임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 최일선 현직자가 바라본 부산시 의료관광 현장

"의료기관 현장에 요즘 점점 들어오는 일도 많아지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활발해 지는 것 같습니다."

부산시 의료관광통역서비스지원사업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통역코디네이터(몽골어 담당)인 이수정 씨의 말이다.

이 코디네이터는 지난해 10월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몽골 울란바토르 의료기술교류회'에 동행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만난 이들이 부산하면 '바다가 있는 곳', '무역과 수산업이 활발한 곳' 정도로 인식했었는데 부산에도 좋은 의료시설과 의료관광이 있는지 몰랐다는 반응에 홍보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덕에 현지의 한국 부산에 대한 도시 인지도가 높아져, 어떤지 궁금하거나 관심을 가지고 방문한 외국인 환자도 본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기간에는 경제진흥원에서 종식 이후 정상화에 미래를 대비해 통역 일거리가 많이 없는 상황에도 의료 통역 코디네이터 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줬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통역코디네이터(영어 담당)인 전필원 씨는 이렇게 말한다. "영어 담당이라 코디네이터 근무 당시 주한미군 환자들의 통역을 많이 맡았는데, 미군은 건강검진이 다수이고 활발한 유치 활동으로 2021년부터 검진 건수가 증가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전 코디네이터는 경제진흥원 의료관광 통역코디네이터로 활동하다 지난해 8월 진흥원 지원사업인 '국제진료센터 인턴십'에 선발돼 부산의료관광크루즈라운지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의료관광크루즈센터 취업 후엔 올해 재개한 크루즈를 대상으로 일을 하는데, 승무원 중 동남아인 비중이 80%로 대다수다. 최근 동남아 환자가 많이 늘었다 들었는데, 올해 크루즈 선원 등 수치까지 집계하면 2023년 동남아 지역 환자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경제진흥원 통역인력 지원사업이 외국인 환자 유치 효과에 큰 도움이 된다 생각한다"면서 "외국인 통역비 부담도 덜어주면서 빠른 통역 매칭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서구의료관광특구 관광코스./부산시

◇ 의료테마별로 권역 나뉜 의료관광 자원

부산은 타 지자체와 달리 핵심 의료테마별로 '서부산권', '동부산권', '도심권'으로 권역이 나뉘어 각각의 특색있는 의료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서부산권인 부산 서구는 관내 3개의 대학병원과 1개의 종합병원이 밀집해 있는 전국 유일의 자치구로, 지난해 1월 부·울·경 최초로 선정된 '서구 의료관광특구'가 있다. 의료관광특구로 인해 '의료법', '도로교통법', '국토계획이용법' 등의 규제 특례를 적용받아 다양한 혜택이 적용된다.

'서구 의료관광특구'의 중점사업은 의료R&D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이다. 대학병원과 연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춘 클러스터를 조성해 다양한 의료R&D 기업을 서구에 유치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서부산권에서는 심혈관 및 외과수술과 같은 중증환자 진료와 재활서비스 중심의 의료관광이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송도해수욕장'과 '구덕산', '근현대사 박물관' 등의 환경을 이용한 '웰니스 융·복합'으로 3개 코스의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웰니스 프로그램은 '바다힐링 코스', '숲 힐링코스', '시간여행 코스'로 구성돼 있다.

동부산권인 기장군에서는 동남권방사선의·과학 산업단지를 국가산단으로 추진 중이다. 첨단 암 치료 허브로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중심으로 방사선치료(암 검진 등)를 특화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2027년 기장 중입자가속기를 운영할 예정으로 종양 치료의 특화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심권으로는 서면메디컬스트리트(의료관광 특화거리)가 있다. 서면메디컬스트리트는 2010년 지역선도 우수 의료기술 육성사업에 선정돼 조성됐다. 이어 2011년 서면 중심가에 '부산 의료관광 안내센터'를 개소해 의료관광객 상담과 정보제공 등의 역할을 한다.

서면메디컬스트리트는 미용·성형 등 경증 특화된 곳이다. 안과·치과·성형 등 경증 진료과 의료기관이 300여개가 위치해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외국인환자 미용 진료와 동시에 백화점, 지하상가, 부전시장 등 번화가 쇼핑 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에 전문적 의료서비스를 받으며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의료관광 명소로 꼽힌다.

부산서구 의료관광특구. 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삼육부산병원./부산시

◇ 부산만의 강점 '해양환경' 살린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부산시는 지역 강점인 해양 환경에 초점을 맞춘 의료관광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부산시 북항 국제여객터미널 내에 위치한 '의료관광·크루즈라운지센터'는 올해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해외 크루즈 운항이 재개 되면서 궤도를 맞췄다.

이 센터는 입항 크루즈 관광객과 선원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정보를 제공하고, 진료과목별로 부산 의료관광 정보를 안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외국 선사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통역과 이송서비스(컨시어지)를 신속하게 대응 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부산항만공사가 접수한 선사 스케줄에 따르면 올해 100여 차례 크루즈선이 입항할 예정이다.

부산의료관광·크루즈라운지센터 최재형 대표는 "인근 국가(중국·일본·호주·러시아·동남아) 가운데 항만 여객터미널 내에 ‘의료관광 안내센터’ 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국내 안내센터는 부산, 인천 2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hcmedia@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