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합의 감사" 주호민, 대화 없이 교사 고소…동료교사 "전형적인 교사 괴롭히기"


내로남불 아동학대 고소 논란…"평판 좋은 선생님" 무죄 기원

2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주호민 작가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 모 초등학교 교사 A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A 교사는 물론이고 학교 측에도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자신의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웹툰 작가 주호민이 해당 교사와 그 어떤 대화나 접촉도 시도하지 않은 채 곧바로 형사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 작가는 아들의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상대방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끈질기게 합의를 요구해 이를 관철시킨 바 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뒤 교권 침해행위에 대한 주목도가 커진 상황에서 이러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내로남불 고소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료 교사들은 주 작가가 낸 입장문에 분노하며 해당 교사의 무죄를 기원하고 있다.

2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주호민 작가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 모 초등학교 교사 A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A 교사는 물론이고 학교 측에도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주 작가의 자폐 성향 아들이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벗는 등 돌발행동을 해 일반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는데, 그때 A 교사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A 교사는 경찰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를 받고 나서야 고소당한 사실을 알게된 것으로 파악됐다.

'원만하게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는 주 작가의 입장문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주 작가는 이날 입장문을 내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교육청 및 학교에 문의해본 결과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교사를 교체하는 것은 어려우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게 됐다"고 했다.

매일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주 작가와 그 부인은 A 교사에게 피해 여학생 부모와의 합의를 도와주고 분리조치를 끝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한다.

현재 직위 해제된 A 교사는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학교 관계자는 "재판을 받고 있는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A 교사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재판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정말 평판이 좋은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들은 A 교사의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상태다. 동료 교사들은 주 작가의 아들이 평소 폭력적인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켰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A씨의 한 동료교사는 "정말 이게 나라냐"며 "모든 맥락을 딱 제거하고 한 두마디 말한 걸로 고소하고, 그걸 기소까지 하는 게 말이 되냐"고 한탄했다.

이어 "(주 작가의) 아이들이 아직 학교에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되서 (교사들이) 참고 있다"며 "지금 교사들 대부분과 대다수 학부모가 주 작가와 그 아이 엄마때문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그렇게 합의를 하려고 하면서 정작 반대 상황에서는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고 고소하는 게 정상적이냐"며 "오늘 입장문을 읽은 교사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게 요즘 나오는 전형적인 교사 괴롭히기가 아니면 뭐냐"고 말했다.

주 작가는 웹툰 '신과 함께'를 그렸으며 공중파 방송과 유튜브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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