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영천=김채은 기자] 경북 영천시의회 L 의원의 갑질 횡포가 알려지면서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 시의원은 지난 5월 영천시의회가 2박 3일 일정으로 실시한 제주도 연수에 불참하면서 연수에 참석하는 시의회 직원에게 "돈 줄 테니 공항면세점에 들러 면세 담배를 사와라"고 지시했다.
또 시의회 직원과 통화에서 해명을 하는 직원에게 "'안 그러겠습니다'라고 하면 되는 것을 지금 이 사람이 이×× 임마...", " 내가 OOO이라고 눈에 안 보이냐 이 자슥이...자꾸 토를 달고 주제넘게 나서지 마라", "자꾸 토를 달아…그것은 의원들이 할 일이고 네가 의원하라"며 언성을 높였다. 해당 직원은 잦은 갑질 횡포에 정신과 진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 시의원에게 막말과 욕설을 들은 것은 이 직원뿐만 아니다. 30여년간 영천에서 살아온 시민이자 영천시의회를 출입하는 지역신문 기자도 해당 의원에게 "분탕질하지 말고, 의원님이라고 불러라"는 말을 들어 곤혹스러웠다고 밝혔다. L 시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를 썼다는 이유였다.
순간의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화를 냈다면 부끄럽거나 미안해할 줄 알아야 하지만 L 시의원에게서 그런 기색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관계는 인정하지만 제보자가 누군지 알아내서 쓴맛을 보여주겠다는 불필요한 의지까지 보였다.
맹자의 말 중 '무수오지심 비인야(無羞惡之心 非人也)'라는 말이 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나 공직자의 말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그들이 하는 말의 무게가 공적이고 무게감이 있기 때문이다.
시의원은 그 지역의 얼굴이기 때문에 존경과 신뢰를 한몸에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시민들의 표의 무게를 무겁게 느끼며 행동하는 의원이 그 표를 밟고 올라서 횡포를 부린다면 시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절망감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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