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이강 광주서구청장 “기초지자체의 진면목은 내곁의 생활정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챙기는 ‘소확행’ 자치로 한국지방자치경영 종합대상 수상 ‘우뚝’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민선 8기 출범 후 1년이 지났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장들의 성과도 차츰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취임 1년의 성적표는 지자체의 향후 발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평가지점일 수밖에 없다.

정량적인 평가에서 지방자치 관련 다수의 상 수상 등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받은 광주 서구(김이강 청장)의 실적에 시민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 서구청의 남다른 성과의 동력은 무엇일까?

<더팩트>가 지난 19일 김이강 서구청장을 만났다. 대담은 김 청장의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취임 2년째를 맞았다. 서구 자치행정을 이끌어 온 지난 1년의 시간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이 있다면?

취임하면서 ‘함께 서구, 우뚝 서구’라는 기치 아래 ‘내곁에 생활정부’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뛰었다. 특별히 가슴에 남은 기억은 지난 7월 5일 지방자치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녔다고 하는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관한 한국지방자치경영 부문에서 우리 서구가 종합대상을 받았다.

김이강 청장은 취임 후 지난 1년을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흘린 땀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광주=나윤상 기자

경영부문 종합 대상 뿐만아니라 주민자치부문에서도 대상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특정 지자체가 2관왕이 된 것은 28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기에 수상소식을 듣고 가슴이 벅차오르며 지난 1년 직원들과 함께 흘린 땀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물론 단체장 혼자만의 노력으로 얻어낼 수 있는 성과는 아니다. 직원들, 그리고 ‘우뚝 서구’의 가치에 기꺼이 동참해준 주민분들이 계셨기에 이뤄낸 일일 것이다. 주민들에게 거듭 감사드리고 싶다.

-취임 이후 1년 동안 서구가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자치행정을 이끌며 가장 염두에 둔 점은 현장중심과 소통강화였다. 이 두 가지를 자치 철학으로 삼고 행정에 임했다. 서구에는 18개동 행정복지센터가 있다. 이들 센터들의 행정서비스가 어떠냐에 따라서 풀뿌리 자치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평가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친절도 평가를 했더니 67점이 나왔다. 보통 공공기관들의 친절도가 평균 60~70점 정도의 기록이니까 나쁜 성적표는 아니었지만 여기에서 만족할 수 없었다. 친절교육도 강화하고 전문가 컨설팅도 하고 내부 워크숍을 여러 차례 거치며 지속적인 노력을 했다.

그런 후 다시 점검을 해보니 평균 85점이 됐다. 18개 동 중 7개 동 이상이 90점 이상을 달성했다. 이 부분이 지난 1년 동안 가장 달라진 점이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노력의 성과이기도 해서 큰 보람을 느꼈다.

- 구청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생활정치의 일선에 서있는 구청장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챙겨주는 ‘소확행’ 의 리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네마다 ‘맨발로’를 조성하는 사업도 그런 의미에서 추진됐다. 주민들 반응이 폭발적이다. 덕분에 건강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

양동시장에서 시작된 ‘천원 국시’ 사업도 ‘소확행’ 자치의 일환이다. 어르신들 일자리도 마련되고 우리 밀 소비도 촉진할 수 있는 사업이다. 천원국시 1호점을 통해 양동전통시장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으며, 원룸촌이 밀집돼 있는 관내 풍암동에 ‘나눔냉장고’ 2호점을 개점했다. 어려운 청장년층과 노년층들이 냉장고에서 누구든지 반찬이나 과일들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구청장 직통폰으로 현장 민원을 접수하는 ‘바로 문자 하랑께’ 사업도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한달 집계로 하루 평균 15통의 민원전화가 걸려온다. 총 누적건수는 2천여 건에 이른다. 주민들이 특히 만족감을 느끼는 대목은 빠른 피드백이다.

김 청장은 지방자치경영 종합대상을 수상하는 등 서구의 괄목할만한 지난 1년의 성적표를 소확행을 구현하겠다는 의지의 결실로 평가했다./광주=나윤상 기자

문자 접수 후 48시간 내에 담당자가 전화를 드린다. 그런 민원들 중 한 10% 정도는 처리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문제들이다. 이런 경우에도 소상히 설명을 드리고 장기적 과제로 기록을 남긴다.

화장실이 넘쳐서 살 수 없다는 민원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도 처리할 수 없는 문제여서 구청 직원들이 출동을 해서 바로 처리를 했다. 다음 날 민원을 넣었던 어르신께서 직접 제 방까지 찾아와 "구청에서 이런 일까지 해줄지 몰랐다"며 고마워하신 적도 있다.

- 서구청의 남다른 성과의 동력은 무엇인가?

4년 임기 중에 이제 초기 1년을 보냈을 뿐이다. 상도 많이 받고 의미 있는 평가도 받았지만, 초기 1년은 밑그림을 그리는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직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주민들의 신뢰를 얻은 점이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나 광주시의 예산을 활용하는 모든 공모사업들도 결국은 그러한 힘을 바탕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신뢰받는 행정, 소통하는 구청장, 함께하는 서구, 이런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가겠다.

- 그동안의 성과도 많지만,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뤄내고 싶은 과업은?

지난 1년 동안 마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재로 중앙정부의 공모사업을 세 개 따냈다. 금호 1동, 양산동, 동촌동에서 성과를 냈다. 한 곳에서는 5년간 100억원이 지원되고, 또 한곳에서는 3년간 30억 정도를 지원받게 됐다.

나머지 한 곳은 도서관 구축 사업인데 구 단위에서는 최초로 정부 예산 사업에 선정됐다. 이런 사업들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갈 계획이다. 정부 지원 사업 또는 광주광역시 지원사업들을 꾸준히 시도하고, 그곳에서 마련된 예산을 기반으로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

김 청장은 향후 임기 동안 마을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재로 한 국가지원 예산 마련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광주=나윤상 기자

성공모델이 정착되면 민간자본도 유입될 수 있을 것이고, 또 그것들을 기반으로 더 규모가 큰 정부지원 사업들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기초지자체는 초라한 예산이 가장 취약점인데, 그런 노력들을 통해 예산문제를 극복해갈 방침이다.

이러한 성공모델들을 쌓아가다 보면 광주 서구가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1년은 주민 신뢰 쌓기의 시간이었다. 신뢰받는 구청장이 되기 위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열심히 노력했다. 앞으로도 그런 신뢰를 깨트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좀 더 힘을 쏟겠다. ‘내 곁에 구청장, 내 곁의 생활정부’ 라는 측면에서 전국 지자체의 ‘롤 모델’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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