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청주=이주현 기자] "거기에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골든타임이 짧은 상황에서 사고가 났고, 임시 제방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어떤 조치도 효력을…."
20일 오전 충북도청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서 김영환 충북지사가 한 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발언은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의 심각성을 적시에 보고받지 못한 채 괴산군을 방문한 것과 관련한 지적이 잇따르자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심각성을 너무 늦게 인지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지사는 "당시 붕괴 가능성이 있던 괴산댐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판단했다"며 "오송 궁평2지하차도 사고에 대해서는 한두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정도로 생각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충북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살아남은 자의 시각이 아닌 죽은 자의 시각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래서 희생된 분들이 억울하지 않고, 헛되지 않은 삶이 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분들이 고통을 당하고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는 순간 내가 거기 있었어야 한다는 자책에서 나온 말이고, 더 빨리 갔어야 했는데 도정 책임자로서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뜻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15일 오전 8시 45분에서 1시간이 넘은 오전 9시 44분쯤 비서실장을 통해 사고 소식을 처음 보고받았다.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김 지사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던 괴산댐으로 향했고, 2시간쯤 현장을 점검한 뒤 이날 낮 12시 10분에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을 찾아 농작물 침수 피해 상황을 살폈다.
이후 오송에서 사고가 난 지 4시간 40분이 지나서야 현장을 방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thefactcc@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