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동구 발달장애 청소년 야구단, 재정난에 존폐 위기


후원 사업 기간 만료로 지원금 끊겨 '고심'
고향사랑기부제 심의 통과 외 대책 전무
"연고구단 KIA 타이거즈 나서야" 목소리도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야구단인 광주시 동구 ET(East Tigers) 야구단이 후원 사업 기간 만료로 인해 창단 7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사진은 ET 야구단 선수들이 실외 훈련장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광주시 동구 장애인복지관

[더팩트 l 광주 = 양준혁 기자]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내년부턴 야구단 운영을 포기해야 할 처지입니다..."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야구단인 'ET'(East Tigers) 야구단(이하 ET야구단)이 창단 7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사)그린라이트가 ET야구단을 대상으로 광주시에 연고를 둔 KIA자동차·KIA타이거즈 등 후원기업들과 함께 진행했던 사회 공헌활동 기간이 만료되면서 후원금으로 운영되던 ET 야구단이 오는 2024년부터 재정난으로 인해 사실상 해체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역 내 발달장애청소년들에게 작지만 소소한 희망을 품어주던 광주시 동구 ET 야구단이 해체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광주시 연고 프로야구단인 KIA 타이거즈가 지역 내 유일한 발달장애 청소년 야구단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광주시 동구 장애인복지관 등에 따르면 'ET' 야구단은 동구 장애인 복지관에서 운영중인 국내 최초 발달장애청소년 야구동아리로 지난 2016년 창단됐다. 회원 수는 모두 25명으로 연령대는 10대~20대 중반이다. 특히 지난 2018년엔 소속 팀원 8명이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참여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한 차례 야구 수비.주루.타격 등의 훈련을 진행중이며, 한 달에 두 번꼴로는 광산구 신창동 또는 북구 종합운동장에서 실외 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비록 소속된 리그가 없어 정기적인 경기는 치르지 못하고 있지만 1년 평균 3~4차례씩 지역 리틀야구단 소속 야구팀과 친선 경기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자신들의 야구 실력을 뽐내는 등 자신감을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24년부터 이들의 작은 꿈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16년 (사)그린라이트가 주관하고 기아차와 기아타이거즈가 후원하는 지원사업에 선정돼 ET 야구단에 후원금이 지원됐는데, 규정상 후원 기간이 최대 6년으로 제한돼 있어 지원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ET 야구단 선수들의 학부모들이 야구단의 지속적인 운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간식비를 지원하는 등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연 3000만원에 달하는 야구단 운영비를 충당하기엔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동구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현재 야구단 1년 운영비가 대략 3000만원 정도 되는데 광주에선 이 정도 금액의 후원금을 지원해줄 만한 대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최근 야구단 소식을 전해들은 동구청이 고향사랑 기부제를 통해 지원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인데 올 연말에 심의가 통과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팩트>취재진은 KIA타이거즈 홍보실 측에 광주시 동구 ET 야구단 후원 관련 문의를 위해 총 8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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