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법원이 유명 아이돌 그룹의 멤버인 척 프로듀서에게 접근해 미공개 음원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9단독(부장판사 지선경)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 대해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24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정신·심리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2월 22일 오후 4시 36분쯤 대구 서구의 자택에서 마치 방탄소년단(BTS) 멤버인 척 빅히트 뮤직 프로듀서 B 씨에게 연락했고, 이에 속은 B 씨는 그룹의 활동 정보와 미공개 신곡 음원 파일을 A 씨에게 주게 됐다.
이후 A 씨는 지난해 5월 20일까지 47회에 걸쳐 미공개 음원 파일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거나 타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해 빅히트 뮤직 및 B 씨의 음원 제작 및 발매, 음원 판매 등의 업무를 방해 혐의도 함께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A 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B 씨의 개인정보를 알게됐고, 성공한 작곡가를 사칭해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A 씨 변호인은 "실형 전과가 있어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기 어려워 SNS에 몰입하게 됐다"며 "수감 전 대중음악을 공부했는데 같이 공부했던 친구는 연예인으로 성장했고 호기심과 동경으로 범행에 이르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유출된 가수의 인기도와 매출 등에 비춰 피해자들이 상당한 재산적·사회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공개된 음원 파일이 대부분 10~20초 내외의 짧은 길이로 편집해 게시된 점, 범행 이후 해당 음원이 정식 음반으로 발매된 점, 빅히트 뮤직이 고소를 취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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