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잠기고 대피령까지…청주 곳곳서 비 피해 속출


오송 지하차도 침수 급행버스 등 10대 물에 잠겨 1명 숨져

물에 잠긴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 모습. /충북도.

[더팩트 | 청주=이주현 기자] 사흘째 충북 청주시에 430㎜가 넘는 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5일 충북도와 청주시,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급행버스 등 차량 10여 대가 물에 잠겼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9명을 구조했고, 심정지 상태로 발견한 남성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당시 급행버스에는 승객 7명이 더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실종자가 7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지하차도가 완전히 물속에 잠겨 애를 먹고 있다.

15일 오전 5시 28분에는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판리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토석이 도로를 덮쳤다. 이 사고로 이곳을 지나던 승용차가 흙더미에 묻혔다. /충북소방본부.

앞서 이날 오전 5시 28분에는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판리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나 토석이 도로를 덮쳤다. 이 사고로 이곳을 지나던 승용차가 흙더미에 묻혔다.

소방방국은 승용차에서 운전자 등 2명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1명은 숨을 거뒀다.

저지대에 위치한 몇몇 학교들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3시쯤 무심천 인근 저지대에 위치한 운호고등학교는 빗물이 하천으로 빠져 나가지 못해 운동장에 물이 순식간에 차오르면서 성인 허리 높이만큼 물이 고였다.

물은 운동장 옆 기숙사 건물 1층까지 넘쳤다. 학교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5시부터 배수 작업을 벌였다. 청주시도 대형 펌프 2대를 지원해 물을 퍼냈다.

무심천 바로 옆 지대가 낮은 운천초등학교 운동장도 한때 물에 잠겼고, 강당까지 침수될 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주민들이 소방당국과 함께 배수펌프로 물을 퍼냈지만 비가 쉬지 않고 내려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현재까지 집중호우로 인해 학교와 유치원 등 10곳이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흥덕구 오송읍 호계리 인근은 오전 7시 50분부터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미호천교~오송자동차극장 구간 저지대도 침수가 예상돼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두 지역은 홍수경보가 발령된 무심천과 미호천 일대 저지대로 하천에 설치된 일부 배수펌프가 전력이 끊겨 작동을 멈추면서 침수 피해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호강 미호천교 지점 수위는 홍수경보 기준인 8m를 훌쩍 넘긴 9.92m다.

오후 1시 30분쯤에는 흥덕구 서촌동의 석남천 제방 일부가 무너졌다. 붕괴된 제방 인근에는 농경지가 많고, 주택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시는 이곳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15일 침수지역인 서원구 모충동 일원 등을 돌며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청주시.

청주시는 전날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중이다.

이날 오전 3시 홍수경보가 발효되면서 비상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해 68개 부서, 420여 명이 비상근무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범석 청주시장도 침수지역인 서원구 모충동 일원 등을 돌며 현장 상황을 점검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5일 오후 1시까지 청주에 내린 비는 최대 438.5㎜(상당구)다.

청주시는 이날 오전 6시쯤 저지대 가구가 밀집한 미호천 주변 마을 3곳 120가구, 주민 186명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

미호강 주변 도로 등 24곳은 현재 차량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청주기상지청은 "16일까지 최대 2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고에 유의하고,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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