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친화도시' 경산시, 적극행정으로 길고양이 구조

이시형 경산시 축산위생팀 주무관이 길고양이를 구조하고 있다./경산시 캣맘 모임

[더팩트ㅣ경산=김채은 기자] '반려동물 친화도시'란 슬로건을 내세운 경북 경산시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길고양이 구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사회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경산시 캣맘 모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9일까지 경산시청 축산위생팀과 함께 고립된 길고양이 3마리를 구조했다.

한 새끼 고양이는 경산시 대동의 한 식당가 건물 사이 20cm 틈 아래 떨어진 상태였다. 높이가 3m 정도나 돼 도움 없이는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구조가 시급했다.

구조된 길고양이./경산시 캣맘 모임

신고를 받은 이시형(42) 경산시 축산위생팀 주무관은 벽을 짚고 지붕으로 올라간 뒤 조난된 위치와 지형 등을 살펴보고 구조 계획을 짰다. 소형 포획틀에 먹이를 넣고 줄을 연결해 고양이가 있는 3m 아래로 내렸다. 다행히 배가 고팠던 고양이는 포획틀 안으로 들어갔고 무사히 구조됐다.

국내에는 길고양이를 전담해 구조·치료·보호하는 기관이 없어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손길이 닿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119구조센터도 인명 구조나 화재 진압 등 고유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길고양이 구조 및 유기견 포획 등은 거절할 수도 있다. 동물보호센터에도 유기동물 신고가 많아 포획·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주무관은 "길고양이도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좌시할 수 없다"며 "반드시 구조할 의무나 책임은 없지만 사명감으로 구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래 경산시 캣맘 모임 대표는 "매번 위험에 빠진 고양이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준 경산시에 감사를 표한다"며 "동물보호법 강화를 통해 길고양이 학대를 방지하고 인간과 공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산시는 길고양이의 개체 수 증가를 방지하고 소음(발정음) 피해, 영역 싸움 예방 등을 위해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을 실시하고 있다. 또 대구대학교와 협력해 행복동물복지치유센터의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예산 확보에 나섰으며 유실·유기동물 구조·보호시설과 인력을 마련해 직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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