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선물세트 돌린 김천 공무원 9명 모두 유죄


2명 징역형 집행유예·7명 벌금형

대구지법 김천지원 전경./김천=김채은 기자

[더팩트ㅣ김천=김채은 기자] 법원이 명절을 앞두고 지역 유지들에게 선물을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천시 공무원 9명에게 징역형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연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천시 간부 공무원 A(58)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간부 공무원 B(5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공무원 7명에게는 벌금 70~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비서실장의 지시를 받고 지난 2021년 설 무렵 김천시 관내 읍·면·동장인 다른 피고인을 찾아가 선거구민 이름이 기재된 명단을 보여주고 김천시장 명의로 선물을 제공하라는 취지로 말한 혐의다. B씨도 비서실장의 지시를 받고 2021년 추석 명절 무렵에 A씨와 같은 범행을 저지른 혐의다. 다른 7명의 피고인들은 A씨와 B씨의 지시에 따라 선거구민에게 사과와 홍삼, 과하주 등을 선물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설 무렵에는 98명의 선거구민에게 257만원을, 추석 무렵에는 143명의 선거구민에게 346만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면·동의 경우 별도의 예산이 없어 편법과 불법을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개인 자금으로 선물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매년 이어진 관행이며 상명하복식 조직문화로 인해 범행에 이른 것이라 해명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승진 또는 인사상 혜택을 받기 위해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기부 행위를 실행하도록 했고, B씨의 경우 증거인멸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행위를 저질러 범행 이후 정황도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30여년간 김천시 발전을 위해 일한 것으로 보이고, 위법성 인식 정도가 약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공직선거법 266조 1항에 따르면 선거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그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 받을 경우 공무원직에서 퇴직하게 되고, 일정 기간 국가공무원이나 지방공무원 등을 포함한 일정한 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는 등 공무담임권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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