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내 유명 막걸리에서 죽은 달팽이가 '툭'...소비자 '황당' 


"페트병 내부에 붙어 있던 달팽이, 세척 과정에서 제거되지 않았을 수 있어"

페트병 막걸리 속에서 발견된 달팽이./독자 제공

[더팩트ㅣ남양주=고상규 기자] 국내 유명 막걸리에서 약 1cm 크기의 죽은 달팽이가 나왔다는 소비자의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소비자 A 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경기 남양주시 한 판매처에서 여러 개의 막걸리를 구입하고 다음 날(5월 31일) 자녀와 함께 문제의 막걸리를 개봉해 절반가량 마셨을 때 죽은 달팽이를 발견했다.

이후 A 씨는 제조업체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당시 업체 관계자는 "페트(PET)병을 세척하는 과정에 붙어 있던 달팽이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과 함께 제품 한박스를 보내왔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소비자로서 회사측에 재발 방지와 신뢰할 수 있는 제조 과정 공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A 씨는 "처음에는 콩알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달팽이였다"며 "딸이 (막걸리)병하고 달팽이를 찍어서 그걸 (제조업체에)보내줬다. 이후 판매 담당이라는 젊은 사람이 와서 '제조 과정에서 빈 병을 세척하는데, 달팽이가 달라붙어 안 떨어져서 그랬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하며 막걸리 한 박스를 가져왔지만 돌려보냈다. 이후 직급이 높은 사람인 듯한 분한테 전화가 와 (제조)공장을 보여줄 수 있냐고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더팩트>는 A 씨의 주장에 기초한 질의서를 작성해 6월 9일 해당 업체가 소속된 제조협회로 보냈고, 지난 12일 이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 제조협회가 해당업체를 포함한 소속 업체의 소비자 관련 민원이나 홍보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협회는 구체적인 페트병 세척 과정을 묻는 질문에 "당사는 공병 제작부터 출고, 술의 제조 과정 및 병입과 완제품 출고까지 모든 단계에서 이물질 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HACCP(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 기준에 부합하여 이루어진다"며 "공병 제조 업체에서 병 제조 시 EBI(Empty Bottle Inspector) 장비를 사용해 이물질을 트래킹한다. EBI 검수를 통해 선별된 공병들만 팔레트에 적재하여 전체를 랩핑하며, 윙바디 트럭으로 출고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각 연합제조장으로 옮겨진 새 공병들은 세척수를 이용한 압 세척으로 병 속에 혹여나 남아있을 외부 이물질을 제거한다. 이 압력은 OO연구소에서 실험을 거쳐 일정 압력 이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수시로 HACCP 일지에 기록 및 관리된다. 그 후 술이 공병에 담기기 전 술이 담겨 있던 제성탱크에서 60매쉬의 고운 거름망을 통해 걸러진다"고 했다.

덧붙여 "특히 막걸리를 주입하는 주입실 자체를 밀폐하여 양압의 압을 걸어 주입실의 공기는 밖으로 빠져나가고, 외부의 공기는 차단되기 때문에 외부 이물질 유입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 "병입된 완제품은 출고 직전 외부 세척 단계를 거치게 된다. 결론적으로 출고되는 모든 제품은 제조 전 과정에서 수차례 세척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협회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이러한 공정으로 100% 이물질(달팽이)이 유입되지 않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무조건 100% 과실이 없다라는 쪽으로 답변을 한 것은 아니다"며 "업체측은 (문제를 제기한) 고객님과 원만하게 다 풀었다고 했다. 질문지 문항에 대한 답변처럼 전 제조장에 실시간 데이터가 기록되는 스마트 해썹(Smart HACCP)을 도입해 보다 안정성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에 있다"고 답했다.

살고 있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A 씨는 지난 13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그 전에도 OO막걸리라고 다른 업체였지만 파리가 하나 나와서, 그때는 현장에서 보관한 상태였고 업체 공장장이 와 사과하고 해서 넘어갔는데, 또 이런 일이 있었다"며 "(제보 이후) 이 회사에서도 막걸리 한박스를 또 가지고 와서 주길래 자꾸 거절하는 것도 그래서 (아파트) 경비실에 드시라고 전해줬고, 나는 그 후로는 막걸리를 안 먹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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