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동=이민 기자, 김은경 기자] "안동댐 물 대구에 팔려면 부족한 물 충주댐에서 끌어온다고 용역하다 무산되더니, 이번엔 안동공기를 판데요."
경북 안동시가 최근 ‘낙동강유역 광역상수도 공급체계 구축 타당성 조사 및 기본 계획 수립 용역’ 예산 15억원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가운데 이번에는 안동공기를 팔겠다고 나섰다.
1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안동시가 안동의 공기를 병에 담아 판매하겠다며 혈세 1700여만원을 들여 ‘안동시 공기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작했다.
이번 용역은 권기창 안동시장이 교수로 재직하던(현재 휴직상태) 국립안동대학교의 A 교수(기계교육과)가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용역에는 환경공학과 B 교수, 무역학과 C 교수도 나란히 참여했다.
용역의 주요내용은 안동의 공기산업의 타당성, 판매, 공기산업 방안 마련 등으로 안동의 맑은 공기 이미지와 깨끗한 산속 공기를 유리병에 담아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사람들에게 판매하겠다는 게 안동시의 설명이다.
해당 용역의 모티브는 영국의 ‘마이 로드백’이라는 웹사이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여행이 규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지 못하고 발이 묶인 상황에서 고향의 공기를 병에 담아 배달, 이를 맡으며 향수병을 달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던 것에서 착안했다. 당시 가격은 500㎖ 들이 한 병당 25파운드(약 3만7150원)이었다.
안동시도 A 교수가 제안한 대로 알루미늄 캔에 압축하는 방식은 위생상의 이유로 채택하지 않고, 영국과 같이 유리병에 공기를 그대로 담아 판매할 계획이다.
시민 권 모(52·용상동)씨는 "안동댐 물을 대구에 팔아 반값 수돗물 공약하더니, 안동댐 유지수도 부족하다니 충주댐물 끌어다 안동댐에 넣는 15억원짜리 용역하다 삭감되고, 이제는 공기도 판다"면서 "옛날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의 안동형 벤치마킹이냐"고 맹비난했다.
안동시 담당자는 "용역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사안이고, 청정 안동의 공기를 판매하는 새로운 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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