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울릉·안동=이민 기자] "우리땅을 맘대로 밟아볼 수도 없고, 먼발치서 바라보는 관상용 국토인가요?"
경북도의회가 독도에서 본회의를 열기로 했던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울릉도로 장소를 변경했다가 논란이 되자 도의회는 "고심 끝 결정"이라며 둘러댔다.
지난 9일 경북도의회는 당초 독도 선착장에서 제340회 도의회 본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뜬금없이 울릉군 북면 석포리의 안용복기념관으로 변경했다.
4월부터 예정된 본회의가 돌연 변경되자 일부 도의원들은 집행부와 의장단을 향해 "독도에서 본회의를 열지 않을 거면 울릉도에서 할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볼멘소리를 털어냈다.
울릉주민들도 "지난 2006년부터 4~5년 마다 독도에서 본회의를 진행했고, 독도수호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영토주권을 다진다더니 이제는 이곳저곳 눈치 보기에 급급한 듯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독도 방문일정 변경 이외에 당초 독도서 채택 예정이던 독도 수호 결의안 수위 조절과 김경숙(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의원의 의사진행발언도 의회 집행부에서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숙 의원은 "일방적 장소 변경에 대해 공식 질의를 하려 했지만 ‘안건에 벗어난다’는 이유를 반복하며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독도 정례회 불발과 관련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은 개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현재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원내대표들과 대표단, 의장단과 많은 고심 끝에 의장이 결정했다"며 "의원님들의 많은 배려와 양해를 부탁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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