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민선8기 단체장이 취임 1주년을 맞으며 자치행정의 성적표들이 드러나고 있다. 다양한 시책을 펼쳐 각종 평가에서 대통령상을 비롯해 60여개의 상을 수상한 광주 광산구의 성적에 주민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자치행정에 대한 시민사회의 신뢰는 주민들의 자치 역량을 한껏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관점에서 풀뿌리 자치 발전의 핵심 성장 동력이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의 집무실엔 폼 나는 명패가 없다. 외국인 주민 명예 통장단 회의에 갔다가 예뻐서 가져왔다는 종이명패 하나만 책상 위에 달랑 놓여 있다. 광산구의 눈에 띄는 성취는 어쩌면 주민공동체와의 그 같은 겸허한 소통이 빚은 결실인지 모른다.
취임 1년, 다양한 지표를 통해 우수한 성적표를 받은 박병규 광산구청장을 <더팩트>가 만났다.
-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며 특별한 소감이 있다면?
우선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들을 해왔는데 추진 과정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해주신 우리 공직자들에게, 그리고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광산구는 작년에 각종 평가에서 60여개의 상을 받았다. 이렇게 우수한 지표를 기록하게 된 것은 응원하고 지지해 준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취임 이후 특별교부금을 광주 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많이 받아 왔다. 단순히 상을 받아서 좋은 게 아니라 그 예산이 시민들을 위해 유용한 곳에 쓰였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한마디로 광산구의 지도가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 광주 시민사회의 염원인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가 지난 4월 특별법 통과로 속도를 내고 있다. 17년이나 표류했던 관내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도 법적 문제가 잘 마무리돼 올해 하반기가 되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광산구 3개 동 일대 102만평에 미래차 국가산업단지도 조성되게 된다. 이 사업을 통한 고용‧경제 유발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에 광산구 지도가 바뀔 만큼 획기적인 변화들이 이뤄지는 중이다.
-추진한 시책들 중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성과는?
지난해 7월 1일 취임하고 나서 첫 결재를 했던 게 ‘찾아가는 경청 구청장실’이라는 시책이었다.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는데, 경청 건수가 1914건에 달한다.
경청 건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답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신속하고 책임 있게 응답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경청 구청장실에 대한 주민 호감도가 굉장히 높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민 97%가 ‘좋다’라고 평가했다.
이 시책에 주민들이 지지를 보내주는 것도 고맙지만, 자치행정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이런 것이 바로 행정의 혁신이라 생각한다.
-민선 8기 임기 중 꼭 이뤄내고 싶은 시책이나 필히 해소해야 할 현안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우리 광산 시민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들은 다른 지자체들도 다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려면 두 가지의 토대가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 중 하나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 없이 주민들이 행복해질 수 없다. 일자리를 새로 만들고 늘리는 차원은 물론, 일자리의 질과 지속 가능성이 보장돼야 한다.
또 하나는 사회복지 예산을 많이 쓰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많다. 특히 좋은 공동체로 가려면 노후에 건강이나 빈곤 문제로 고통 받지 않아야 된다. 우선 이 두가지를 역점 시책으로 두고 노력하고 있다.
지역이 지닌 좋은 자원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활성화시키는 것도 주요 목표다. 광산구는 훌륭한 자원들을 많이 품고 있다. 어등산, 용진산, 황룡강, 장록 습지 등 천혜의 자연환경들이 많다. 이런 자원들을 시민 힐링의 거점으로 활성화시키면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광주시 거주 외국인의 55%가 광산구에 거주한다는 점도 광산 발전의 다양한 상상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광산 거주 외국인은 구민의 5.4%인 2만3000여명에 달한다. 이런 여건들을 잘 활용한다면 서울의 이태원에 버금가는 활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역사테마 관광지구 개발, 고려인 역사마을 1번지 시책 등이 그런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천혜의 생태 거점들을 잇는 ‘명품길 조성’을 핵심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어느 단계에 와있는지?
언제부턴가 ‘노잼’이란 말이 광주의 꼬리표가 돼 있다. 이 때문에 ‘꿀잼 광주’를 만들자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를 위한 거점은 광산구가 가장 많이 지니고 있다. 전국 각지의 국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명품길’을 만들어 보자는 프로젝트는 그런 차원에서 출발했다.
송산 근린공원에서 동곡 두물머리까지 30리에 이르는 도보 코스다. 물론 명소 만들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다급하게 추진하다 보면 자칫 졸속행정이 된다. 우선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광주시, 환경청 등과 함께 협력해야 할 과제도 많다.
관계기관과 조정을 거치면 한 두세 달 안에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될 것 같다. 광산구는 꽃밭을 만든다든지 나무를 심는다든지 습지를 조성한다든지 끊어진 길을 잇는다든지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추진할 계획이다.
노후시설 교체, 숲길 정비, 꽃길 조성 등 벌써 많은 일들이 진행 중이다. 그렇게 단계별로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명품 관광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구청장으로서 일을 하기 전에 광주시 부시장으로 일했던 공직 경험이 있다. 시 행정과 구 행정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시민들과 깊이 있게 만나지 못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구청장 일을 하면서 광산 구민들의 자치 역량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점에 깜짝 놀랐다.
예를 들어서 눈이 많이 오면 새벽부터 주민들이 함께 나서서 치운다. 또 각종 행사나 구청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 관심과 참여가 남다르다. 구가 예전처럼 주민 동원에 나서는 일을 전혀 하지 않지만 구청 일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구정 발전을 위해 함께 나서주는 주민들의 참여 열의가 너무 감사하다. 이런 열정으로 주민들이 계속해서 민선8기에 동참해 주신다면 광산의 발전은 확정적으로 봐도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주민들에게 거듭 감사드리고 싶다.
forthetru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