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대표 호국 인물 선정에 시민단체 "조병옥은 부적절"


민족문제연구소 "조병옥은 제주 4.3사건 민간인 학살 책임자"
천안시 "시민 설문조사와 국가보훈처·보훈단체서 적합 판단"

충남 천안시가 태조산 보훈공원에 천안 대표 호국 인물 5명을 소개하는 구조물 설치를 완료했다. / 천안시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천안시가 태조산 보훈공원에 천안의 대표 호국 인물 5명을 소개하는 구조물을 설치하자 일부 시민단체가 부적절한 인물이 포함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2일 천안시에 따르면 태조산 보훈공원은 천안을 빛낸 인물을 기리는 천안인의 상을 비롯해 광복회원 기념비 등이 조성돼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기리는 공간이다. 시는 호국영령을 기리는 기념비를 공원 상단에 재배치하고 ‘천안의 대표 호국보훈 인물’을 알리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태조산 보훈공원의 의미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구조물이 설치된 천안 대표 호국보훈 인물은 유관순, 이동녕, 조병옥, 오규봉, 로버트 R. 마틴 등 5명으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보훈처가 정한 천안시 현충시설 인물이다.

앞서 시는 지난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전 시민을 대상으로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관순 93.4%, 이동녕 91.3%, 오규봉 77.6%, 로버트 R. 마틴 75.2%, 조병옥 74.9%로 5명 후보가 호국 인물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보훈 주관 부서인 국가보훈처(충남동부보훈지청)와 보훈단체에 호국 인물 적합 여부 의견을 조회해 인물 5명 모두 호국 인물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받아 구조물을 태조산 보훈공원에 설치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제68회 현충일 추념행사는 새로이 조성된 보훈공원에서 처음 거행될 예정"이라며 "천안시는 앞으로도 시민들이 호국보훈의 정신을 가까이에서 기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의 이 같은 결정에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가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지난 1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태조산 보훈공원 내 설치된 조병옥 박사 홍보 표지판 설치 중지를 촉구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는 "조병옥은 1948년 제주 4.3 항쟁 당시 경무부장으로 직접 제주에 내려가 서북청년단과 민보단을 구성해 민간인 학살을 주도한 책임자이자 친일파를 다시 경찰로 등용해 반민특위 해체를 이끈 근현대사 왜곡의 주범"이라며 "천안시는 지금이라도 조병옥의 과오를 인정해 70만 제주도민에게 사과하는 것은 물론 조병옥의 홍보 시도를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가 지난 1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태조산 보훈 공원 내 설치된 조병옥 박사 홍보 표지판 설치 중지를 촉구했다. / 천안=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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