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면 돌려차기' 남성 35년 구형…성범죄 혐의 추가(종합)


DNA 재감정 결과 피고인 유전자형 검출…강간살인미수 혐의 적용

검찰이 31일 이른바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 남성에게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커뮤니티 캡처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지난해 부산에서 발생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A(30)씨가 항소심에서 성범죄 관련 혐의가 추가돼 35년 구형을 받았다.

현재 A씨는 1심에서 살인 미수 혐의를 받고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부산고법 형사2-1부(최환 부장판사)는 31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해 5월 22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 한 오피스텔 1층 복도에서 여성 B씨를 쫓아가 뒤에서 돌려차기로 머리를 차 쓰러뜨렸다.

이후 A씨는 기절한 B씨를 CCTV에 노출되지 않는 사각지대로 옮겼고, 7분쯤 후 그는 오피스텔 밖으로 빠져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1심에서 A씨는 살인미수 혐의만 적용돼 징역 12년의 선고를 받았다. A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A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뿐만 아니라 성범죄 관련 혐의를 밝히는 데 집중했다. A씨가 B씨를 폭행한 뒤 CCTV 사각지대로 어깨에 메고 가 B씨의 청바지와 속옷 등을 벗겨내어 성폭력을 하려 한 정황을 포착하면서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확보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에서 사건 당시 B씨의 청바지 바깥쪽 엉덩이 부분에서만 피고인의 Y염색체 유전자형이 검출돼 범행동기 내지 옷을 벗긴 행위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DNA 재감정을 결정한 뒤 대검 유전자 감식실은 다시 B씨가 사건 당시 착용한 청바지, 팬티, 상의, 가디건 등 의류 4점의 총 121개 부위에서 샘플을 채취해 정밀감정을 진행했다.

감정 결과 청바지 안쪽의 허리, 허벅지, 종아리 부분, 청바지 바깥 쪽의 허리 부분, 가디건 1곳 등 총 5곳에서 피고인의 Y염색체 DNA형을 검출했다.

검찰은 이번 정밀 감정으로 피고인의 DNA가 새로 검출된 부분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벗겨내거나 원래대로 수습할 때 접촉 가능성이 높은 부분 중 특히 B씨의 청바지 안쪽 허리, 허벅지, 종아리에서 A씨의 강간살인미수 범행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과학적 증거가 나온 것으로 판단했다.

또 항소심 과정서 B씨의 하의는 단추 2개가 체결되는 ‘하이-웨이스트’ 청바지로 쉽게 벗겨지지 않는 형태임을 확인하는 검증도 진행됐다.

이밖에 '피해자의 청바지 버클과 지퍼가 열려 골반 부위까지 내려가 있었는데 속옷은 보이지 않았다'는 최초 목격자의 진술과 '바지가 열려 양쪽 끝단이 세모 형태로 접힌 상태였다'는 출동 경찰관의 진술, 그리고 '응급실에서 환자복으로 갈아입힐 때 B씨의 다리 한쪽에 속옷이 걸쳐진 것을 발견했다'는 B씨의 언니의 진술도 덧붙였다.

재판 과정서 나온 여러 증거와 증언을 토대로 A씨가 강간할 목적으로 B씨를 뒤따라가 치명적인 가격을 해 실신시킨 후 CCTV 사각지대에서 그녀의 옷을 벗기다가 발각이 우려되는 상황에 처하자 서둘러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강간살인미수 범행에 대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강간등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 내용이 엽기적일 만큼 잔혹하고 대담한데도 오히려 '구치소를 탈출해 피해자를 죽여 버리겠다'고 구금 중 발언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아 엄정한 처벌과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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