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동=이민 기자]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죠. 다른 현수막도 많은데 유독 그것만 보란 듯이 철거했네요."
경북 안동에서 바이오 국가산단 부지와 안동댐 자연환경 보전지역 해제 지역 인근 땅에 대해 권기창 안동시장의 측근이 땅을 사들여 논란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규탄하는 내용으로 게시한 현수막이 하루 만에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지난 27일 '권기창 시장 측근 부동산 투기 의혹 해명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안동지역 주요 교차로 5곳에 게시했다.
이들 현수막은 정당법과 옥외광고법을 준수해 게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게시 하루만인 지난 28일 해당 현수막이 모두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경북도당과 지역민들은 적법한 정당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규탄하고 있다.
지역민 A(52·강남동)씨는 "도둑이 제 발 저리지 않고서야 보란 듯이 다른 현수막도 많은데 유독 그것만 제거한 것 자체가 (의혹을) 인정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지역민 B(48·여·용상동)씨는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는 현수막도 있는데 그것만 제거한 것은 누가 봐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김위한 민주당 안동·예천 지역위원장은 "정당 현수막은 개인 재산이 아닌 당원의 당비로 충족되는 당원의 재산이다"며 "사적인 감정을 이용해 자의적인 판단으로 불법 현수막으로 규정하고 철거하는 것은 정당 활동과 헌법을 침해하는 행위로 경찰수사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안동시(소통비서관)가 지난 26일 김위한 지역위원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른 시일 내 현수막 자진 철거와 현수막 게첨에 따른 공개적인 사과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행법상 정당 현수막 내용의 적법성은 시가 아닌 선거관리위원회가 내용을 판단해 불법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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