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최근 법적 분쟁 중인 부산 엘시티 워터파크의 개장 여부를 두고 '금융권 대출'이 핵심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엘시티 워터파크의 매매 잔금을 치르기 위해선 금융권 대출을 담보해야만하는데, 애초 계약자와 현 계약자 간 법적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탓에 대출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3년 동안 개장하지 못하고 흉물로 방치돼 오던 엘시티의 핵심 관광시설이자 부산의 랜드마크로 부상할 워터파크의 개장은 곧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도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2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엘시티 워터파크 매매와 관련, 계약사인 이도는 지난 3월 8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엘시티 워터파크를 매입하기 위해 ‘엘시티PFV’와 계약을 맺었다.
현재 이도는 엘시티 워터파크 매매금액 820억원 중 계약금 82억원과 보증금 30억원은 기납입한 상황이다. 이어 메르츠증권사를 끼고 부동산매매대금, 취득세, 금융비, 운영준비비 등을 위해 800억원의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이도가 잔금만 치르면 엘시티 워터파크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800억원의 대출을 일으켜야하는데 각종 법적 소송 등이 진행중이어서 이 또한 걸림돌으로 작용할 수 있다. PF 대출이 막히면, 또다시 엘시티 워터파크의 개장 시기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흉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엘시티PFV는 앞선 계약사인 '파라다이스 유토피아(PU)'와 계약 해제 무효 확인 소송이 걸려 있다. 엘시티PFV는 지난해 10월 잔금 지급을 못한 PU와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PU는 워터파크 매수 우선권을 주장하며 지난 1월 부산지법에 계약 해제 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PU가 지난 3월 동부지원에 낸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이 그달 21일 인용되기도 했다.
PU가 엘시티PFV와 소송에서 승소하면 이도의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된다. 그렇게 되면 이도에게 대출을 내 준 금융권 입장에선 대출 리스크가 커진다. 이도 역시 대출 상환 능력에 빨간불이 켜질수도 있다. 현재 이도는 메르츠증권을 끼고 수협을 상대로 대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제1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법적 리스크가 얽혀 있는 물건은 웬만하면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다만 금융권마다 대출 기준 등이 조금씩 상이하다. 특히 대출 시 상환 능력을 중점적으로 살피기도 한다"고 했다.
이밖에 이도와 새로 계약할 때 엘시티PFV는 워터파크 매매 계약과 동시에 보증금 30억 원의 임대차 계약서를 진행하면서 정상 자산 처분이 아닌 장기 임대 목적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이도가 대출을 일으키지 못할 경우 엘시티 워터파크는 공매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데, 차라리 공매 절차를 통해 사업자가 정상적으로 인수하는 게 오히려 엘시티 워터파크 개장과 함께 정상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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