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아산=김경동 기자] 박경귀 아산시장이 김희영 아산시의회 의장의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추경안 심사에 합의하며 교육경비 예산 삭감을 둘러싼 충남 아산시와 아산시의회의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가득하다.
지난 2월부터 교육지원 예산 삭감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온 아산시와 아산시의회는 지난 12일 시의회가 교육지원 예산이 삭감된 추경안은 심사할 수 없다며 추경안 심의 거부 사태로 이어졌다.
이후 박경귀 시장과 김희영 의장은 각각 기자회견을 열며 ‘네 탓’ 공방을 벌였고 박 시장은 지난 18일부터 읍면동 순회를 통해 장외 여론전을 벌였다.
결국 김 의장도 지난 19일 단식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게임이 벌어졌다.
강 대 강 대치 속에 결국 박경귀 시장이 지난 23일 김희영 의장의 단식농성장에 방문하면서 협상의 활로가 뚫렸다. 20여 분간의 협의 끝에 김 의장이 단식을 끝내고 추경안 심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개회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가 삭감하기로 했던 교육경비 예산 상당 부분이 복구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사태의 핵심인 A 중학교 방과 후 아카데미 사업 예산은 삭감됐다. 결국 시와 시의회가 한 발짝씩 물러서며 출구를 찾았다는 평가다.
김희영 의장이 단식으로 인한 건강 악화, 민생 예산을 이대로 내팽개쳐 둘 수 없다는 민주당 시의원들의 입장, 24일 일본 국외 출장을 앞두고 추경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박 시장의 절박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일관된 견해다.
하지만 일부 민주당 시의원들은 "추경안 심사에만 합의한 것"이라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추경안 중 민생 예산과 박 시장의 공약 예산을 철저히 분리해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추경안 심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가 다음 달 7~9일 중 열릴 것이 유력한 상황인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박 시장의 선고 공판이 다음 달 5일로 예정돼 있어 재판 결과에 따라 공세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산시의회 한 민주당 시의원은 "김 의장이 단식하는 동안 상임위별로 박 시장의 공약 예산에 대한 분석이 있었다"며 "민생 예산을 제외하더라도 상당수 공약 예산이 있었음을 확인했고 다시 의회에서 예산을 심의하게 된 만큼 철저히 살펴보고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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