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고(故) 박승희 열사 분신 항거 32주기 추모식이 지난 19일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송갑석·윤영덕 ·조오섭 의원 등 정계 인사들을 비롯해 박 열사를 기억하는 다수의 시민들이 참석해 헌화했다. 유족으로는 박 열사 어머니가 추모객들을 맞았다.
전남 목포 출신인 박 열사는 전남대 재학 중인 1991년 4월 29일 '고 강경대 열사 추모 및 노태우정권 퇴진 결의 대회'에서 "노태우 정권 타도하고 미국놈들 몰아내자"라고 외치며 분신했다.
박 열사는 전남대 병원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들다 결국 1991년 5월 19일 숨을 거뒀다.
박 열사는 분신 이틀 전인 4월 27일 학우들에게 자필 유서를 남겨 당시 정권 퇴진 투쟁에 기름을 부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추모식 소식을 전하는 SNS에는 당시 박 열사가 남긴 자필 유서가 공개돼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당시 박 열사는 ‘통일진군 47년 4월 27일’이라 표기된 유서에서 "슬퍼하고 울고 있지만은 말아라. 그것은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너희는 가슴에 불을 품고 싸워야 하리"라는 글로 결연한 의지를 학우들에게 남겼다.
또한 유서 말미에서는 "내 서랍에 코스모스 씨가 있으니 2만 학우가 잘 다니는 길에 심어주라. 항상 함께하고 싶다"라는 글을 남겼다. 박 열사의 염원대로 전남대에는 코스모스 길이 생겨났고, 해마다 꽃을 피우고 있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민주당 조오섭 의원(광주북구갑)은 SNS에서 "박승희 열사의 마지막 남긴 말이 가슴을 쓰라리게 한다"며 "얼마 전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가 분신 항거했다. 윤석열 정권은 노동자들을 폭력집단, 범죄 집단으로 규정하고 32년 전 군부독재와 마찬가지로 공안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어 "가슴 아픈 역사가 반복되는 현실에 분노가 치민다"며 "다시 민주주의를 위해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