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닭은 단백질의 대명사로 불린다. 닭 요리는 지역에 따라, 요리법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으로 밥상에 오르고 각기 다른 맛으로 미식가들에 다가온다. 돼지, 소 등 다른 육고기와 달리 날개, 가슴살, 닭발, 똥집 등 부위 별로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것도 닭고기의 매력이다.
정원의 도시 순천은 뜨거운 관심속에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중이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쩍이고 있다. 순천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순천에서 만날 수 있는 순천 특유의 닭요리를 소개한다.
△ 담백한 국물, 닭장
오래전부터 순천지역 중심으로 밥상에 올랐던 한국 전통의 찐 닭 음식이다. 삼계탕도 아니고 닭곰탕도 아니다.
어디서 먹어본 듯 하지만 사실은 처음인 사람이 더 많다는 닭장은 주로 토종닭으로 만들어먹던 토속 닭요리.
자른 닭을 끓는 물에 넣고 데친 후 꺼내 재래간장을 넣고 조려준다. 더 깊은 맛을 내기 위해 100년 된 씨간장을 쓰는 식당도 있다.
진하게 우린 육수에 간장에 조려둔 닭을 넣고 마늘, 무 등을 넣어 푹 끓이고, 마무리로 잘게 썬 파와 청양고추를 올려 한소끔 더 끓여주면 닭장 완성.
뚝배기에 들어앉은 칼칼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인 닭장은 닭구이와 함께 순천의 대표 닭요리로 불린다.
△ 순천식 닭구이
싱싱하고 큼지막한 토종닭 한 마리를 굽기 좋게 손질한 후 소금과 간장, 마늘 위주로 가볍게 간을 해 닭 특유의 맛을 살리는 것이 순천식 닭구이의 특징이다.
산장에서 시작된 순천식 닭구이 맛은 청소골, 상사 등은 물론, 시내 곳곳으로 퍼져 나가면서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순천 대표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닭구이 밀키트가 개발, 출시되면서 순천의 맛을 실내, 야외 어디서든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기름지지 않으면서 건강하게 즐길 만한 메뉴로서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하는 순천식 닭구이를 맛 볼 것을 추천한다.
△ 한 마리 통째로 마늘통닭
한국인의 소울푸드 치킨과 맥주를 조합한 ‘치맥’은 한국 드라마를 통해 알려지며 중화권에까지 유명세를 떨칠 정도로 글로벌 메뉴로 부상했다.
순천에서의 치맥은 마늘통닭에 맥주를 곁들인다면 색다른 맛과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순천 마늘통닭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4년 쯤 요리연구가이자 요식업계의 대부 백종원이 한 프로그램에서 "마늘통닭의 성지 같은 곳"이라 칭하며 폭풍 먹방을 시전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탄 것을 계기로 순천 여행 필수코스로 등극했다.
순천의 마늘통닭은 옛날방식 그대로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압력솥에 넣고 튀긴 후, 찧은 생마늘 양념을 튀긴 닭 표면에 골고루 발라 알싸한 맛을 더한 것이 특징.
"포장 보다는 직접 와서 먹어보라"는 요리연구가의 조언에 따라 기왕이면 순천 여행길에 현장에서 직접 맛 볼 것을 권한다.
△ 육해공의 만남 해신백숙
일반적인 백숙을 순천에서는 업그레이드해 맛볼 수 있으니 육해공의 만남, ‘해신백숙’이다.
고소한 식감과 맛을 품은 토종닭이 먼저 자리를 잡으면 그 주변을 보위하는 싱싱한 해산물들과 제철 채소들이 자리잡는다.
여기에 다양한 한약재를 우려낸 진국의 육수를 부어주면 몸 보신계의 BTS, 해신백숙이 완성된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부모님 몸보신에 딱 좋은 해신백숙을 대접하고 싶다면 푸짐한 재료만큼 들이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만큼 사전 예약은 필수다.
△ 묵은지 닭볶음탕
닭볶음탕은 전국 팔도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다.
대중적인 닭볶음탕을 순천에서는 전통의 소울 푸드를 더해서 한국적인 맛으로 완성시켰으니 그게 바로 묵은지닭볶음탕.
한정식을 방불케 하는 거한 상차림의 주인공 묵은지닭볶음탕은 계절을 담은 푸짐한 찬들을 한 젓가락씩 즐기는 동안 닭살 사이로 묵은지의 깊은 맛이 스며들도록 밥상 위에서 보글보글 한소끔 더 끓여주는 것이 맛의 묘미를 더해준다.
푹 익은 통 묵은지의 심 부분을 자른 후 결 따라 쭉쭉 찢어 닭살을 곁들여 먹으면 제대로 삭은 전라도식 묵은지의 부드러운 식감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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