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가슴 아린 사연들을 지닌 오월 어머니들이 그린 그림들이 오는 10일부터 31일까지 메이홀에서 열린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올해로 43년. 오늘에 이른 시간은 5⋅18당시 남편과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들에게도 아흔을 바라보는 세월을 안겨주었다.
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 200점이 메이홀 2층부터 4층까지 전시홀을 가득 채워 전시된다.
세월이 상처를 아물게 해 준다지만, 5⋅18의 깊은 상처는 어머니들에게는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그런 어머니들에게 잠시나마 상처를 잊게 해 준 것은 뜻밖에도 그림그리기였다.
대부분 3-40년대에 태어난 오월 어머니들은 가정형편상 대부분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해 그림그리기 수업 전에는 크레파스와 물감도 만져보지 못했다.
그림그리기 수업은 양림동에 있는 오월 어머니 집에서 매주 수요일에 행해졌다.
5⋅18당시 본인이 부상을 당해 두 눈을 실명한 강해중(88) 어머니는 앞이 보이지 않지만 말로 설명해서 그것을 들은 옆 사람이 그림을 그렸다.
또한, 정귀순(81) 어머니는 5⋅18때 남편을 떠나보내고도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최근에서야 시간을 내 그림그리기를 시작했다.
오월 어머니집 김형미 관장은 "그림수업은 미술을 태어나서 처음 해본 어머니들의 마음에 치유가 되는 과정이었다" 면서 "속이 새까맣게 탔을 것 같지만 의외로 화사하고 밝은 그림이 많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같이 수업을 하다보니 그것이 공감대가 형성되고 치유가 되는 것 같다"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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