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려인마을, 인구소멸위기 대한민국 소중한 대안 떠올라


전국 지자체들, 안정된 거주 생태계 조성 지원 모델 벤치마킹 마을 방문 잇따라

8일 고려인 마을 찾은 경북도청 직원들이 홍범도 장군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고려인마을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광주고려인마을이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고려인마을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9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올초 고려인마을 벤치마킹 방문을 했던 충북 제전시가 금년 역점사업으로 광주고려인마을을 모델 삼아 중앙아시아 거주 고려인동포 1000명 유치를 통한 제천 고려인마을과 유목민 테마파크 조성사업에 나섰다.

제천시는 고려인동포가 제천에 거주하거나 취업할 수 있는 요건도 대폭 완화해 고령화로 갈수록 일손부족이 심각한 농촌지역의 인력문제를 해결하고 인구소멸을 막자는 취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함평군의회가 나비축제장에 고려인마을 가족을 초청해 함평군 이주 가능성을 탐색했다. 함평군 역시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인동포 유치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함평군은 지난해 출생자 수가 75명에 불과해 향후 5년 이내 출생자가 0명이 될 수도 있는 인구절벽 위기에 봉착해 있다.

8일에는 경북도청 외국인공동체과 구자희 과장과 팀장 등 5명이 광주를 찾았다. 이들 역시 어떻게 하면 인구소멸을 막고 경주를 비롯한 소도시에 고려인동포를 효과적으로 정착시킬 것인가를 탐색하기 위해 1박2일 여정으로 고려인마을을 방문했다.

경북도는 광주고려인마을이 조성한 다양한 거주 생태계를 돌아본 후 광주시와 광산구가 지원하는 정책들을 모델삼아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3년간 호남권인 전북 고창, 김제, 전주, 고흥과 충북, 충남, 경남지역 공무원들을 비롯해 경기도 안산시와 인천시 공무원들도 광주를 찾았다. 이들 대부분의 질문은 ‘광주 고려인마을을 어떻게 조성했는가'와 안정된 정착을 위한 지원사례 등이다.

이주동포의 안정된 거주를 위한 광주고려인마을의 지난 노력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고려인마을의 가장 큰 고민은 일자리 부족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년간 고려인마을은 동포들의 안정된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조직과 기관을 만들어왔다. 광주시와 광산구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지자체의 도움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고려인마을은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생존기반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3년 관광객 천만시대를 향한 고려인마을 특화거리 조성사업과 2021년 역사마을1번지 선포식, 2022년 홍범도공원 조성, 그리고 정착 기반인 어린이집, 방송국, 지역아동센터, 새날학교 등 35개 기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려인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급속히 늘어나 일자리 400여개를 만들어 냈으며, 지속적인 노력이 이어진다면 광주를 먹여 살릴 새로운 먹거리 창출 가능성에 큰 비전을 두고 지혜를 모아가고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동포는 그저 단순한 외국인이 아닌 중앙아시아의 황무지를 개척한 소중한 인적 자원이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인식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하며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들의 새로운 희망이자 소중한 모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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