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건물서 2살 여아 추락사, 같은 건물 키즈카페는 ‘날벼락’


안전관리 책임 운운에 폭언과 욕설 전화까지 받아 

사고가 난 호텔에 키즈카페가 입점해 있다./대구=김채은 기자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사고 장소 아래층에 있다는 이유로 욕설부터 항의 전화까지 정말 힘들어요."

대구 수성구 한 건물 비상계단에서 2살 여아가 22m 아래로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한 후 행정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같은 건물의 키즈카페가 때아닌 날벼락을 맞고 있다.

해당 키즈카페는 2019년 말 개업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은 곳으로 유아들이 주 이용객이다. 이곳은 추락사한 건물 2층에 임대로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해당 예식장과 전혀 관계없는 곳이다.

하지만 사망 사고가 알려진 후 ‘안전관리를 왜 그따위로 하느냐’, ‘구청에 신고하겠다’는 등의 폭언과 항의성 전화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욕설이 담긴 메시지 등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울 정도로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

나선형 구조 비상계단 난간동자 사이가 성인 남성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간격이 넓다./대구=김채은 기자

사고 장소 계단은 나선형 구조로 5층부터 지하층까지 가운데가 뚫려 있는 구조다. 계단의 난간동자(난간 사이 봉) 간격은 약 30㎝로 성인 남성도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었다.

비상구 계단의 관리감독 책임은 해당 건물주에게 있는 데다 건축허가를 받을 당시인 2015년에는 건축법과 건축관계 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법령이 개정될 때마다 건축물에 개정된 법령을 일일이 적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하소연했다. 결국 호텔 측의 적극적인 조치만이 해결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키즈카페 주인 A씨는 "안타까운 일에 애도를 표하지만 대출을 받아 사업체를 연명하는 마당에 항의전화 때문에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비상구쪽 시설물은 임차인이 마음대로 손댈 수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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