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지적장애 여성 추행한 시설 대표 '집행유예'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노숙인 시설을 운영하며 그곳에서 거주하던 지적장애인 여성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대표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임동한)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62)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80시간 사회봉사,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3년간 아동 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8일 자신이 운영하는 대구의 한 노숙인 시설에서 배식을 기다리고 있는 지적장애인 B씨(29·여)의 신체 여러 곳을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2004년부터 이 시설에서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A씨는 B씨에게 200만원을 지급했다.

재판에서 A씨는 "다른 사람들이 B씨를 함부로 대하는 것 같아 내가 B씨에게 장난을 거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내가 B씨와 친하다는 걸 알고 조심스럽게 대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가해 의사가 있었다면 공개적인 장소에서 범행하지 않았을 것이며 지나친 행동으로 상처를 준 점은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시설 대표인 A씨가 장애인인 B씨를 강제추행한 범행은 그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A씨가 자백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추행이 일회성인 점, 비교적 추행 정도가 약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tktf@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