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최근 부산 지역서 'PK 친윤 공천설'이 일파만파 퍼지자 지역민심이 들끓고 있다. 부산을 여권의 '텃밭'으로 보고 지역민심을 외면한 채 '낙하산 공천'을 하겠다는데 대한 반감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역 지지율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부산 정가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인사의 공천설이 계속되고 있다. 이른바 '친윤 낙하산' 설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윤석열 정부 소속이거나 검사 출신으로 친윤계 인사로 꼽히는 이들의 면면이 거론되고 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동래 출마설을 비롯해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부산진갑), 김윤일 미래정책비서관(연제), 주진우 법률비서관(수영구), 박성근 총리실 비서실장(중·영도),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사하),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해운대갑),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이사장(금정),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금정),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수영구) 등 인사들이 꾸준히 거론된다. 특정 지역에서는 이들의 출마가 확정됐다는 이야기도 심상치 않게 나온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김희정 공동선대위원장(연제), 이수원 메시지총괄단장(부산진갑), 경윤호 캠코 상임감사(사하),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진구을), 전성하 부산시 투자유치협력관(해운대갑) 등도 김 대표를 등에 업고 총선 채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친윤 핵심인사로 꼽히는 일부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교체설이 이어지면서 지역에서는 ‘초선 물갈이설’ 등 인물교체론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친윤계로 불리는 이들이 윤 대통령 측근이라는 타이틀 말고는 제대로 된 지역 활동 또는 지역 기여도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윤석열’ 브랜드만이 이들의 출마 가능성을 뒷받침하면서 사실상 ‘낙하산’이란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지역 한 인사는 "부산은 더 이상 편한 곳이 아니다. 여권이 텃밭으로 인식하고 사람을 내려 꽂는다면 지역 민심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여권을 향한 지역 내 여론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민심이 드러났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PK에서는 '여당 다수 당선'에 대한 응답이 41%로 전국 평균 36%보다 높았다. '야당 다수 당선'은 PK는 48%로 전국 평균 50%보다 낮았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PK에서는 긍정평가 40%, 부정평가 53%로 부정적 평가가 높았다.(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참조하면 된다.)
지난 4·5 재보궐선거에서는 울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했다. 전체 5개 지자체 중 동구(진보당)를 빼면 모두 보수 정치인, 국민의힘 단체장으로 구성된 울산의 경우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를 비롯해 현역으로 활동하는 김두겸 울산시장이 오랫동안 보수 정치인으로 활동해 온 지역이라 더 충격적이다. 심지어 교육감도 진보 성향인 천창수 후보가 당선됐다.
총선을 1년 앞둔 시점부터 공천 얘기가 떠돌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최고위에서 "내년 총선과 관련해 '검사공천' 등 시중에 떠도는 괴담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계파에 따른 차별도 없을 것이며 정당하지 않은 인위적 인물교체로 억울한 낙천자가 생기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부산은 과거와 달리 민주당의 지지율도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면서 "공천 파열음으로 다대 다 구도의 선거 또는 민심이 쪼개지면 선거판은 아무로 예측하기 어려워 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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