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부사관학교, 22-5기 부사관 725명 임관식 개최


-독립·참전유공자 후손, 대(代) 이어 복무, 북한 이탈주민 자녀 등 화제의 인물 눈길

육군 부사관 양성 22-5기 신임 하사들이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육군부사관학교

[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이자 미래 육군을 이끌어 갈 신임 부사관 725명(남군 452명, 여군 273명)이 조국 수호를 위한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육군은 31일, 전북 익산에 있는 육군부사관학교에서 박정환(대장)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22-5기 부사관 임관식을 거행했다.

이날 육군 하사로 임관한 신임 부사관들은 지난해 12월에 입교하여 민간과정(444명)과 장기복무과정 드론, UAV운용 등 세부 특기 보유 인원으로 임관과 동시에 장기복무로 선발되는 과정(12주)(145명)은 12주, 현역과정(136명)은 10주 동안 고강도 교육훈련을 통해 야전에서 즉각 임무수행이 가능한 소부대 전투전문가로 거듭나게 됐다.

행사에는 가족, 친지, 동문 등 3500여 명이 참석하여 신임 부사관들의 새 출발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특히 군 간부를 꿈꾸는 지역 고교생 200여 명이 행사에 동참하고, 익산시 특산물 및 관광 홍보부스를 운영하는 등 지역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국방부 의장대와 익산시립풍물단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성적우수자 시상 △임관 사령장 및 계급장 수여 △임관선서 △육군참모총장 축사 △임관자 대표 소감발표 순으로 진행됐으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 및 친지를 위해 국방홍보원 SNS(유튜브, 페이스북) 생중계도 동시에 이뤄졌다.

특히 이번 기수부터는 신임 부사관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최고 성적을 거둔 부사관에게 수여하는 상장의 훈격을 국방부장관상으로 격상했다. 첫번째 국방부장관상은 이경연(27) 하사가 수상했다. 이어서 육군참모총 장상은 강하빈(29), 김민형(22), 한조아(26·여) 하사에게 돌아갔다. 교육사령관상은 김규진(20), 최승교(19), 하유나(18·여) 하사가 각각 수상했다.

영예의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한 이경연 하사는 "군인의 길은 아무나 할 수 없는 명예로운 길"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올바르고 유능한 정예부사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임관식에는 수상자 외에도 신임 부사관들의 다양한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선조의 희생과 헌신을 이어 받겠습니다!" 독립·참전유공자의 후손

이세용 하사(20세, 보병)의 외고조부 故김병제 옹은 충남 홍성지역의 독립운동가로 3·1운동에 참여했으며, 조부 이명열 옹(79)은 베트남전쟁에 맹호부대 소속으로 참전한 국가유공자다. 이 하사는 "어렸을 때부터 외고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군인의 삶을 동경해왔다"며, "선조의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국가에 충성을 다하는 군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민체 하사(20, 공병)의 외조부 故이학문 옹은 6ㆍ25전쟁 당시 켈로부대 소속으로 참전해 혁혁한 전공을 세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전쟁영웅이다.

함예진 하사(21, 정보)의 친조부와 외조부는 모두 6ㆍ25전쟁 참전용사로, 친조부 故함영호 옹과 외조부 전인수 옹(89세)은 각각 육군 중사와 상사로 전역하였다.

◆"사랑스러운 아들과 딸이 자랑스러운 후배 부사관으로"대를 이은 부사관 복무

임지훈 하사(19, 보병)의 부친 임석윤 원사(55)는 육군훈련소 주임원사를 비롯해 주요 보직에서 복무하였고, 美 동성무공훈장을 비롯한 각종 훈장을 수훈받았다. 특히 임 하사의 임관일인 31일은 임 원사의 전역일이기도 해 부자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됐다.

임 하사는 "아버지가 전역하시는 오늘 임관함으로써 대를 이어 명예로운 군인의 길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며, "35년 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해오신 아버지의 군인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최선을 다해 복무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권하은 하사(19세, 보병)의 조부 故권오진 옹은 베트남전쟁 참전유공자이며, 부친 권혁상 상사(51)는 육군30기갑여단에서 복무 중이다. 이날 권 하사의 임관으로 ‘부녀 부사관’이 탄생하게 됐다.

임관하는 신임 하사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가족들의 모습. /육군부사관학교

◆"한마음 한뜻으로 국가를 수호하겠다" 나란히 임관하는 쌍둥이 부사관

공윤식 하사(19세, 공병)와 공준식 하사(공병)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로 이날 나란히 임관했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군인의 삶을 꿈꿔온 형제는 "가족이자 전우로서 서로를 거울삼아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군인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대경 하사(22, 항공)는 육군2항공여단에서 복무 중인 이란성 쌍둥이 동생 박대선 하사(항공)의 뒤를 이어 항공부사관으로 임관하게 됐다. 박 하사는 "최고의 쌍둥이 항공부사관이 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임무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숭고한 병역 이행

정지원 하사(18, 포병)는 북한 이탈주민의 자녀로 중국에서 출생하였으며, 지난 2009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정 하사는 "우리 가족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준 조국 대한민국에 보답하고 싶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통일에 이바지하는 명예로운 대한민국 육군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준서 하사(18, 포병)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이중 국적자였으나, 대한민국에서의 삶을 선택하고 부사관에 도전, 이날 당당히 임관하게 됐다. 이 하사는 "고교 시절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며 국가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었고, 18살이 되는 해에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했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쉼없이 정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끊임없는 도전과 자기계발, 전문성 갖춘 신임 부사관

서문정아 하사(1세, 병참)는 입교 전부터 한식조리기능사, 제과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며 병참병과 부사관으로서 역량을 키워왔다. 또한 ’20년 KOREA 월드 푸드 챔피언십 요리 부분 은상, 2021년 대한민국 국제 요리&제과 경연대회 디저트 부분 금상 등을 수상하며 전문성을 입증하였다.

서문 하사는 "급양관리관으로 복무하며 장병들의 식사를 세심하게 관리해 군 전투력 발휘에 기여하는 군인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정지훈 하사(21세, 정보)는 주짓수 선수로 활동하며 2018년과 2019년 전국 주짓수 대회 58.5kg급 1위, ‘20년 도쿄 인터내셔널프로 58.5kg급 1위,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선발전 58.5kg급 1위 등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휩쓴 바 있다. 정 하사는 "이제는 운동선수가 아닌 군인으로서 매일 전투기술을 연마하고 훈련하는 최정예 전투부사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임관한 725명의 신임 부사관은 병과별 보수교육 과정을 거친 뒤 일선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한편, 육군은 연평균 6000여 명의 신임 부사관을 배출하는 양성과정과 직책·계급에 맞는 임무 수행 능력과 역량을 제고하는 보수교육 과정, 기타과정 등 체계화된 교육을 통해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이자 소부대 전투지휘 전문가인 정예부사관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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