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남동부권 물 부족 비상② ... 여수산단과 포스코 ‘물 먹는 하마’


상사댐과 수어댐 물 78% 공업용수 ... 생활용수 겨우 22%
산단 자체 용수확보 여력 불구 값싼 댐 물 의존 ..."염치없는 기업들"

[기획] 전남동부권 물부족 비상① ... 주암댐과 섬진강이 말라간다광양시 진상면에 위치한 수어댐 모습. 수어댐은 유역면적이 적어 대부분 물을 섬진강에서 끌어다가 저장한 채 광양과 여수에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유홍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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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관측 이래 최장,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전남도내 물부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오는 5월 초까지 큰 비가 오지 않으면 전남도민과 광주광역시민들은 제한 급수에 따른 불편을 감내해야 할 형편이다. 특히 전남 동부권 여수국가산단과 포스코를 비롯한 광양국가산단내 기업들도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위기상황에 놓여있다. 전남동부권인 여수, 순천, 광양 등 3개 시의 경우 대규모 공단을 끼고 있는데다 기업체 수는 해마다 늘어나면서 공업용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식수로 쓰이는 생활용수는 물론 공업용수 확보가 지역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물 문제를 관장하는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의 물 부족 상황에 대처는 언발에 오줌누듯 단기 대책에만 매달릴 뿐 큰 그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팩트>는 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현 상황과 공단과 정부의 소극적 대응 등을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 여수,순천,광양=유홍철 기자] 여수산단과 포스코광양제철소 등 전남동부권에 밀집한 산단이 주암조절지댐(일명 상사댐)과 수어댐에서 공급한 전체 물 사용량의 80% 가량을 쓰고 있다.

최근과 같은 극심한 가뭄 탓도 있지만 여수와 순천, 광양 시민들은 이들 산단에서 많은 물을 빼가기 때문에 제한급수 위기에 처하고 물값도 비싸지는 이중의 피해를 입고 있다.

◇ 시민들에 피해주는 양심없는 기업들

바닷물이나 생활하수를 담수로 만드는 국내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고 전남동부권 산단내 대형 공장들이 해마다 엄청난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이들 대형 산단과 산단내 대규모 공장들이 의지만 있으면 자체적으로 공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섬진강 물을 끌어들여 모은 수어댐과 시냇물과 빗물을 가둔 주암댐과 상사댐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가 공급하는 자연수를 쓰는 것이 공장 자체에서 생산하는 것 보다 비용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간편하다.

이 때문에 여수와 광양, 순천 산단에 입주한 대형 공장들이 수자원공사로부터 공급받는 자연수에 의존하는 타성에 젖어 있다.

이로인해 시민의 생활불편을 야기할 뿐 아니라 섬진강 수량부족과 염해 피해 등의 환경훼손을 불러오고 있지만 이같은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염치없는 기업들이란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 2차전지 공장 증설로 용수난 가중 예상

수자원공사가 여수,순천,광양 등 동부권에 용수를 공급하는 양은 2022년 2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상사댐에서 51만여톤과 수어댐 43만톤 등 모두 94만톤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 여수산단과 광양산단, 율촌산단으로 투입되는 공업용수가 73만톤으로 78%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수자원공사가 상사댐과 수어댐을 통해 공급하는 물의 대부분이 여수산단과 광양산단에서 쓰고 나머지 11만톤(22%)만이 시민들의 생활용수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공업용수 73만톤을 산업단지 별로 사용량을 비교해 보면 여수산단이 하루 평균 48만3천톤(51%), 포스코광양제철 23만2천톤(24%), 율촌산단내 현대제철 1만5천톤, LG화학 5천톤 등으로 나타났다.

물론 주암댐에서도 하루 평균 33만톤을 공급했으나 대부분을 목포, 나주, 화순, 함평, 영광군 등 전남 서부권의 생활용수로 공급되고 있다.

더구나 율촌산단에 포스코케미칼, 리튬솔루션, HY클린메탈 등 2차전지 양극제 또는 전구체 관련 업체들이 대거 입주하고 여타 공장들이 계속 생겨나는 형국이다.

이들 업체의 특성상 물 수요가 많기 때문에 공업용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화학과 철강사업장이 밀집한 전남 동부권의 물 부족은 가뭄에 상관없이 상시적인 지역 현안이 되고 있다.

◇ 삼성전자, 공공하수에서 주암댐 수준 수량 확보 ‘좋은 선례’

물 수요가 많아지고 가뭄이 상시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수담수화나 하수와 폐수 재이용 등의 대체 수원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30일 반도체 화성캠퍼스에서 환경부를 비롯해 화성·수원·용인·평택·오산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과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반도체 화성캠퍼스에서 화성·수원·용인·평택·오산시등 5개 지자체와 관계 기관이 참여해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수처리수 재이용 수량이 주암댐에서 공급하는 양과 맞먹는다. /더팩트DB

이 협약에 따라 수원·용인·화성·오산·평택시 공공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반도체 사업장에서 필요한 초순수 공업용수로 처리해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 사업장에 공급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5개 시의 공공하수 처리로 공급받는 공업용수 양은 하루 약 47만 4천t, 연간 1억 7천3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천이나 바다로 버려지는 생활하수가 최첨단산업장의 물로 재이용 된다는 점과 수량 확보면에서도 주암댐에서 하루 공급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란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해수담수화의 경우 여수지역 몇몇 섬에서 민물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소규모의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규모화 된 해수담수 시설은 포스코광양제철소에서 국내 처음이자 유일하게 해수담수화를 통해 하루 3만톤을 생산하는 등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마져도 포스코광양공장이 하루 필요량 24만톤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전남동부권 대형 공장들이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 무한대로 존재하는 해수를 담수로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이다.

◇ 산단내 공장들, 해수담수와 하수 재이용 외면 – 돈 때문

이같이 해수담수화나 공공하수 재이용을 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돼 있고 공장들도 막대한 경영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물 부족을 해결할 대책이 주변에 있음에도 이용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결국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특정 공장이 자연수인 댐물을 이용할 경우 톤 당 223원이면 해결된다.

자연수 대신 공공하수재이용 물을 쓸 경우 톤당 500원 선으로 비용이 다소 상승하고 해수담수화 물을 이용할 경우 톤 당 1천원 선으로 두 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루 수 만 톤의 물을 사용하는 특정 업체가 어떤 물을 쓰느냐에 따라 한 달 물값 비용이 수 억원에서 수 십 억원으로 증가되는 상황이다.

여수산단과 광양산단의 대기업들이 댐 물에 의존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민들은 영문도 잘 모른 채 격일제 급수를 걱정해야 되고 이런 사유로 물 값이 올라도 그런가 보다 하고 감내하는 상황이다.

순천시 한 시민은 "여수 화학공장들과 광양의 제철소 및 연관 기업들이 각종 대기 오염의 주범이었고 이에 대한 대처 소홀로 비난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물 문제로 시민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형국이다"고 질타하고 "보여주기식 찔끔 사회공헌 사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자세로 지역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다음에는 환경부와 산업자원부, 수자원공사 등 정부의 허둥대는 물 대책에 대해 취재·보도한다.

[기획] 전남동부권 물부족 비상① ... 주암댐과 섬진강이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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