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아산=김경동 기자] 충남 아산시의 교육경비예산 삭감을 두고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아산시의회가 농성 15일 만에 자진 철회했다. 하지만 박경귀 시장의 공약사업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사태 해결의 실마리 찾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아산시의회는 22일 제24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서 박경귀 시장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김미영 시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박경귀 시장의 대표 공약인 트라이포트 사업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박경귀 시장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는 아산만을 아산항으로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며 "해양수산부도 KMI에서도, 충남연구원에서도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박 시장은 구체적인 계획이나 논의 없는 사업에 3억5000만원을 쓰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네스코에서는 자연유산으로 등재할 것을 권유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국비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이 있음에도 현실적이고 냉철한 시각보다는 본인의 권력을 남용하는 낭만을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은복 시의원도 5분 발언을 통해 "17명의 시의원을 존중했다면 철야 천막농성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며 시민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면 아이들의 교육예산을 지키고자 거리로 나선 시민들이 삭발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무런 대안없이 교육예산 미집행으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는 박경귀 시장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 일정을 이유로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박 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홍성표 시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노인일자리 참여자교육을 위해 30분 일정을 소화했는데 한 시간이면 끝날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37만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고 각종 행사서 본인의 가치관과 교육철학을 강요하고 교육하는 박경귀 시장에 대해 의회가 정식으로 강력하게 경고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산시의회는 본회의 직후 교육경비예산을 삭감한 박경귀 시장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천막농성 철회와 함께 더 이상 협치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15일간 불통의 벽 앞에 어떤 외침도 무력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시민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천막 철야농성을 오늘부로 접고 의회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며 박 시장의 독단적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결제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이라며 "아산시의회의 요구를 끝끝내 묵살해 버린 박 시장은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신의를 저버린 시 집행부와 앞으로 더 이상의 협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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