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16일 오전 11시 30분 광주지방법원 403호 민사법정에서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연대)가 대한민국, 광주시, 금호고속을 상대로 한 차별 구제 소송 재판이 열렸다.
지난 2017년 12월 연대가 소송을 제기한 후 한 번의 재판이 열린 후 무려 5년 만의 재판이었다.
연대가 장애인 시외이동권 보장을 위해 휠체어 리프트 버스도입을 주장한 것에 대해 금호고속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 기업의 논리를 앞세우며 재정이 어려운 상태에서 휠체어 리프트 버스 도입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또한 금호고속은 정부의 지원금 없이 휠체어 버스도 없다는 입장이다.
작년 대법원은 장애인 시외이동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소송에서 버스회사들에게 휠체어 승강설비를 마련하라는 ‘적극적 조치’를 행한 2심 판단이 잘못되었다며 파기환송한 바 있다.
대법원의 판결은 버스회사 재정이 어렵다면 휠체어 리프트 버스도입을 바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석으로 보일 수 있다.
이날 재판에서 연대 대리인 변호사는 "금호고속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취지는 장애인의 차별은 인정하지만, 재정상태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모든 노선에 휠체어 리프트 버스를 도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며 "휠체어 리프트 버스 도입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판결에 따라 금호고속의 재무상태를 알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지만 오늘 이 재판까지도 금호고속은 자료 제출을 하지 않는 등 불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호고속과 함께 피고인 자격으로 나온 광주시는 금호고속이 광주에 소재하지도 않고 사업자도 없기 때문에 장애인 이동권 계획은 세우고 있지만 금호고속에게 차별 시정요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9조 1항에 '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접근 이용함에 있어서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연대는 "소송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났지만 단 한 대의 휠체어 리프트 버스도 도입되지 않았다"면서 "이건 재정문제가 아니라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 버스가 왜 도입이 안 되는지에 대한 금호고속의 답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금호고속에게 재정에 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 재판은 광주지방법원에서 6월 1일 11시 30분에 속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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