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시의회, 교육경비 예산 삭감 놓고 강대강 대치


아산시, "잘못된 예산 알고도 집행할 수 없어"
시의회, "의회 무시 처사"...무기한 천막농성 돌입

아산시의회는 9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교육지원 경비 예산집행 중단 철회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 아산=김경동 기자

[더팩트 | 아산=김경동 기자] 충남 아산시가 올해 편성된 교육경비 예산 일부를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산시와 아산시의회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강 대 강 대결을 벌이고 있다.

아산시의회는 "법으로 정해진 의회의 예산 심의·확정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며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세웠다.

이에 박경귀 시장은 "예산 집행자로서 잘못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아산시의회는 9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지원 경비 예산집행 중단 철회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희영 의장은 "집행부가 필요에 의해 요구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확정된 예산을 박 시장은 경비 구조에 문제를 발견했다며 뒤엎겠다고 한다"며 "지방자치법에서는 예산의 심의·확정은 조례 제·개정 및 폐지, 결산의 승인과 함께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으로 박 사장의 일방적 결정과 독단적 행태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출 길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통보하는 것은 아산시 행정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시민과 학부모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뿐"이라며 "집행 중단 결정에 대한 전면 철회와 교육경비 예산의 신속한 집행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 박경귀 아산시장이 교육경비예산 조정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아산=김경동 기자

박경귀 사장도 시의회의 성명서 발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시의회와의 소통 부족은 인정하면서도 교육지원 예산 조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올해 초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교육경비 예산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일부 사업에 대한 예산 집행을 중단하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치적) 후폭풍이 얼마나 클지 알고 있었지만 불합리하고도 문제가 있는 사업을 알고도 집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남교육청이 교육안정화기금을 1조원가량 가지고 있으면서도 본연의 교육사업에 투자하지 않고 보조적 역할인 시군에 떠넘겨오고 있었다"며 "특히 교육청이 설정하고 시·군이 보조적으로 참여한 교육지원사업을 보면 특정학교, 특정지역에 편중된 지원 사업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경비 삭감에 따라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박경귀 시장은 "교육사업을 조정하면서 교육청과 아산시의 재원이 함께 투입된 공동사업은 국비로 대체하도록 조정했고 시가 보조사업으로 적당하다고 판단한 사업은 계획대로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며 "아산시의 조정으로 사업이 폐기돼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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