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섬진강 수역내 습지 대대적인 환경파괴... ‘이럴수가’


보호종 집단 서식지, 40년생 물푸레나무 밑둥 덮는 무문별한 매립
광양시와 환경처는 몰랐나 ... 골재 사업자 특혜 의혹까지

광양시 다압면 신기마을 근처 섬진강 수역내 습지에 서식중인 아름드리 물푸레나무가 습지매립 작업 과정에서 굵은 자갈로 뒤덥혀 있다. /광양=유홍철 기자

[더팩트l광양=유홍철 기자] 광양시 다압면 신월리 신기마을 일대 섬진강 가에서 무분별한 환경파괴가 진행중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더팩트>가 5일 광양시 다압리와 하동읍 주민들의 제보로 이 곳 일대를 둘러본 결과 멸종위기동물2급 보호종인 붉은발말똥게의 집단 서식지인 섬진강 내 습지를 섬진강 재해복구 사업장에서 나온 굵은 자갈로 매립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습지 매립작업은 얕은 곳은 2~3m 높이로, 깊은 곳은 4~5m 높이로 쌓으면서 수 만 톤의 자갈이 투입돼 어림잡아 200평이 넘는 넓다란 평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같은 작업 과정에서 40년생이 넘어보이는 수 십 그루의 물푸레나무 밑둥을 3~4m 높이의 자갈로 덮어버리는 통에 버드나무들이 숨쉬기도 어려워 고사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광양매화축제 주차장으로 쓰려고 이같은 무모한 습지 메우기 작업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대규모 매립작업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굵은 자갈로 뭉개지고 있는 섬진강 습지. 이 곳에는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의 집단 서식지로 생태계와 하천보호지역이다. /광양=유홍철 기자

광양시와 하동군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이 곳 습지 일대가 당초 재해복구 준설작업 대상지가 됐으나 주민들의 요구로 제척됐을 정도로 환경적 보호가치가 있었던 곳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환경파괴 사업장을 제보한 하동시 재첩생산자조합 한 관계자는 "자갈로 매립작업이 진행중인 섬진강 습지는 5년 전 쯤에 재첩 부화장으로 쓰려고 사업신청을 검토했었는데 환경보호종인 붉은발말똥게 집단서식지라는 이유로 단칼에 거절당했던 곳이다"고 말했다.

현장에 동행한 광양시 다압면 한 주민은 "한 두 달이 지나서 날씨가 따뜻해 지면 붉은발말똥게가 무리를 지어 잡풀들 사이로 움직임이 관찰되는 곳이다"고 전하고 "이들 보호종 서식처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을 조장하거나 방치한 행정당국의 처사가 한심할 뿐이다"고 혀를 찼다.

인근 둔치에서 펼치진 복합문화장터인 리버마켓에 구경 나온 한 시민은 "나무가 필요없으면 잘라 내면 될 것인데 나무를 그대로 두고서 밑둥을 육중한 굵은 자갈로 완전히 덮어버리는 것은 보기에도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매립이 진행중인 섬진강 수역내 습지에는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 집단 서식지로 알려지고 있다. /하동군민 제보자

특히 이곳 섬진강 습지 매립에 쓰이는 굵은 자갈의 경우 인근 두곡2지구 재해복구사업 일환으로 펼쳐진 하상정비 준설토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골재 사업자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한 내용은 추가 취재로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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