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경북 안동시청 주차장에서 출근시간 흉기를 휘둘러 여성 간부 공무원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다소 황당한 말들을 쏟아냈다.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진성철)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이날 결심공판에서 "옆집에 사는 10년 지기 친구가 조현병이라 그 친구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아내도 대구의 한 대기업에서 근무 중이고, 금전적으로 부족함 없었으나 졸피뎀을 먹고 난 뒤 부작용으로 정신이 이상해진 것 같다"며 자신의 범행을 합리화했다.
그러면서 "도박을 할 줄도 모르지만, 친구들에게 수억을 빌려 도박으로 모두 탕진했다", "범행 당시 잘 기억나지 않지만, B씨(사망 당시 52·여)가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른것은 기억난다"며 "마지막 부탁으로 유가족이 원하는 형에 처해줄 것과 안동시청 내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관계가 많아 간통죄가 부활됐으면 좋겠다"고 40여 분간 횡설수설을 쏟아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7월 5일 오전 8시 40분쯤 안동시청 주차타워 2층에서 시청 공무원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과 복부 등을 심하게 다친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과다출혈로 끝내 숨졌다.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같은 부서에 근무하면서 내연의 관계를 유지하다 결별한 뒤 A씨가 B씨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검사 구형 징역 29년보다 높은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장치명령 15년을 명령했다.
A씨에 대한 2심 선고는 내달 30일 오전 10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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