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 조례동에 아파트 신축을 위한 도시개발사업 제안서가 시에 접수된 가운데 과도한 토지이용계획과 자연녹지에서 3종 주거지로 3단계 뛰어넘는 종상향에 따른 특혜 시비, 인근 초·중학교 과밀화 가중, 교통체증 유발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순천시가 이같은 도시개발사업 제안을 접수한 것을 두고 노관규 순천시장이 무분별한 도심외곽 신규 아파트 건축을 막고 구도심 개발 위주의 도시개발 전략을 제시한 시장 출마와 취임 공약과는 배치된 것이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순천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순천시에 주소를 둔 시행사 D건설㈜이 ‘순천 조례2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순천시에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을 지난 1월 접수했다.
D건설의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왕지2지구 두산 트리마제아파트 부지와 순광로 투썸플레이스 사이에 위치한 조례동 산15-1 일원 6만5550㎡(약 1만9863평) 부지에 11개동(지상 27층, 지하 3층) 940세대의 아파트를 건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도시개발사업 제안은 대구시 등 일부 지자체들이 주택 과잉공급을 이유로 신규 아파트 인허가 전면 중단을 선언한 상황인데다 ▷과도한 토지이용 계획과 종 상향에 따른 특혜 ▷교통 체증 우려 ▷인근 초‧중학교 초과밀화 가중 ▷노관규 시장의 외곽지 신규 개발 억제 공약 등을 감안하면 순천시의 제안서 수용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토지이용계획을 들여다 보면 사업주에게 지나치게 개발이익을 보장하는 특혜성 인허가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원 3.1%, 완충녹지 2.3%, 경관녹지 5.8%, 도로 4.5%, 주차장 1.2% 등 기반시설 용지가 17.2%에 불과한데 반해 대상 면적의 82.8%를 공동주택지(아파트 부지)로 배치하고 있다.
통상 도시개발에서 전체 면적의 60~70%대에 그치는 아파트 부지에 비춰 83%가 공동주택지라는 점과 현재 대상토지가 자연녹지에서 제3종 주거지로 3단계나 뛰어넘는 종 상향을 해주게 된다.
사업자가 제안서에서 내세운 무분별한 난개발 방지라는 사업 취지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근 왕지초와 왕운초 등이 이미 과포화 상태여서 더 이상 학생수용이 어려운 지경임을 감안하면 이 곳의 아파트 신축이 과연 가능한지 의문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교육청 측은 이미 순천시의 의견 조회 당시 한 차례 불가 입장을 통보했고, 순천시는 이를 이유로 D시행사 측에 제안서를 반려했었다.
하지만 또 다시 시청 측의 의견 조회를 받은 교육청 측은 현재 33학급인 왕지초에 10개 교실을 증축키로 하는 방안을 전제로 긍정적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이곳 940세대 주민이 사용할 도로는 트리마제 앞 도로와 연결돼 1880대(940세대X2대) 차량과 트리마제 차량 4038대(2019세대X2대) 등 모두 6000여대의 차량이 트리마제 입구 도로를 사용하게 되면 이 일대 교통체증도 우려되고 있다.
이곳 신설 아파트가 별도의 주변 도로개설이 없이 10m 가량의 좁은 아파트 내부 도로만을 만들 예정이어서 트리마제 아파트 거주자들이 여수와 광양지역으로 가기위해 순광로를 이용할 경우에도 아파트 내부 도로의 교통체증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신설 아파트 입주자들이 법원 방향으로 나갈 때 트리마제 측이 기부체납한 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만약 신설 아파트 입주자 측이 트리마제 주민들의 내부 도로를 이용해서 광양과 여수 방향 통행을 막을 경우 양측 간의 대립도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지적사항 이외에도 노관규 시장이 시장 취임 전후로 도심 외곽에 무분별한 아파트 허가로 도심배치가 기형적임을 지적하고 구도심 개발 위주로 개발 원칙을 천명했었다.
노 시장의 이같은 원칙에 비춰 보면 이곳에 아파트 신축을 수용하는 것은 공약 후퇴 또는 ‘말과 행정이 따로 노는 언행 불일치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이란 비판도 예상되고 있다.
순천시 한 관계자는 "조례2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시행사 측이 세 차례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자진 취하와 반려 등으로 수용되지 못했고 현재 네 번째 접수한 상황에서 각 관련 기관과 부서의 의견을 묻고 있는 단계라 현 시점에서 수용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축설계 전문가인 C모씨는 "순천시가 업자 측이 낸 제안서를 그대로 수용한다면 이는 특혜라 할 수밖에 없고 교육청이 당초 불가에서 가능 쪽으로 회신을 한다면 업자 측의 로비에 놀아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비판적 견해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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