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지난 25년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증언과 고통을 기록한 안세홍·야지마스카사 사진전이 오는 26일까지 광주 ‘갤러리 포도나무’에서 열린다.
‘여섯개의 눈, 위안부 할머니의 일상’이라는 표제를 내건 이번 사진전은 한국과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뿐만 아니라 필리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140여 피해자를 만나 기록과 지원을 해온 ‘겹겹 프로젝트(JUJU project)의 일부이다.
또한 강제 징집, 감금, 성폭력, 버려짐 등 전범국가 일본의 이 모든 만행과 반인권적인 행위가 피해자의 가슴속에 여전히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아 있음을 함께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겹겹 프로젝트라는 명칭은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아시아 태평양 연안의 나라 여성들은 일본군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해야만 했고, 이들 피해 여성들은 주변의 차가운 시선, 종교적 차별, 가해국과 피해국의 외면 등 이 모든 것에 그녀들의 고통이 겹겹이 쌓여만 가고 있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표제이다.
겹겹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안세홍 작가는 사진전과 강연회 등 활동을 통해 힘겹게 살아가는 피해자들의 고통에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피해자의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해 집을 고치고 의료 지원을 해오고 있다.
안 작가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한일 간만의 역사 문제가 아닌, 아시아 전체의 문제이다. 더 이상 왜곡·은폐되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이고 기록해야 한다"며 "개개인의 기억과 눈물이 아닌, 모두의 역사와 인권 문제로 남을 수 있도록 개별 국가의 문제를 넘어 국제적 전쟁 범죄의 관점에서 진상 규명과 반전 평화를 위한 초석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겹겹 프로젝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안 작가는 일본정부에 의해 왜곡되고 숨겨진 진실과 피해자의 삶속에 지워지지 않는 기억과 고통을 증언과 사진으로 기록해오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동티모르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생존자들을 발굴하고, 또 다른 전쟁에서의 피해 여성들을 찾는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안 작가는 중국에 남겨진 생존자 취재(2003년)에서 시작해 러시아 사할린 피해자와 위안소 조사(2009년) 등 한국과 아시아 전역에 흩어진 수십 곳의 위안소와 피해자들의 증언을 기록해 왔다.
안 작가는 그 결과물들을 △도쿄, 오사카, 삿뽀로, 나고야 사진전 △서울, 대구, 제주, 마창진 등 국내 지역 순회 사진전 △미국 뉴저지, 앙코르 와트 등 세계 주요 도시 기획전 등을 통해 알렸으며 이와 관련된 다수의 출판물들을 펴냈다.
이번 광주 전시에 대해 안 작가는 "동티모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 조선 등에서 만난 140여 피해자, 그녀들의 팔뚝에 새겨진 일본식 이름, 토막 난 기억과 증언은 당시의 고통을 생생히 전해주었다"며 "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모습은 70~80년 전의 과거가 아닌 우리가 풀어야 할 미래의 메시지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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